[데일리스포츠한국 최강호 기자]
1일 대한축구협회(이하 축협, 회장 정몽규)는 지난 6월 21일 열린 제10차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이하 전강위) 회의록을 공개했다.
국가대표팀 축구감독 선임 과정을 둘러싸고 지난 달 24일 국회 문체위(위원장 전재수) 현안질의에 이어 30일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유인촌 문체부장관에게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이와 같은 논란이 계속되자 축협이 10차 전강위 회의록을 공개하며 절차적 정당성을 거듭 주장하고 나섰다.
협회는 10차 전강위 회의록 카드까지 꺼내들며 ‘홍명보 감독의 선임에 대하여 절차적으로 공정하고 정당했다’는 점을 확인시키고 여론전으로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축협이 공개한 10차 전강위 회의록은 15페이지 분량의 PDF 파일이며, 17명의 감독 후보군을 5명으로 압축하는 과정이 그대로 담겼다.
10차 전강위 회의록을 살펴보면, 전강위 위원 11명 중 10명(윤정환 위원은 줌으로 참석, 박성배 위원은 개인 상황 때문에 사임 의사 표명하고 불참)이 참석해 난상토론 끝에 5명의 후보를 압축했다.
한편 협회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국대) 감독 최종 후보자 결정의 전권을 위임받은 정해성 위원장은 10차 회의에서 추려진 5명의 후보를 3명으로 좁히고 2명의 외국인 후보자를 먼저 화상 면접을 통해 검증을 실시한 후 홍명보 감독을 1순위, 외국인 후보자 2명을 2, 3순위로 최종 협상 대상자 순위로 결정하였으며 관련내용을 협회장 보고 후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을 하였다”고 밝혔다.
이어서 “이후 이임생 협회 기술총괄이사가 감독선임의 후속업무를 진행하여 최종 후보자 3명을 대면・협상면담을 진행하였고 최종 1순위였던 홍명보 감독으로 최종 결정을 하여 이사회에 추천 하였다. 즉, 이임생 기술이사는 10차 회의 이후 정해성 위원장이 결정한 최종 후보자 대상자들을 이어받아 대면 면담을 통해 확인 및 협상 업무를 진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위에서 주장한 축협의 설명은 명백한 대한축구협회 정관 위반이다. 지난 달 24일 국회 문체위 현안질의에서도 지적된 바, 축협 분과위원은 서로 겸임이 불가능하다. (정관 제7장 제49조 제⑥항 규정)
즉, 기술발전위원인 이임생 이사가 전력강화위원을 겸임하면 안 된다. 다만, 이사회 의결로 가능하지만 사전 또는 사후에 의결을 받은 근거가 전혀 없다. (제6장 이사회 제42조 의결사항 12호 긴급 업무 처리를 위한 절차 및 추인 등에 관한 사항)
따라서 (정해성 위원장 사임 이후) ‘이임생 기술총괄이사가 감독선임의 후속업무를 진행하고, 최종 후보자 3명을 대면・협상면담을 한 후, 홍명보 감독으로 최종 결정을 하여 이사회에 추천했다‘는 저 프로세스 자체 이전에, 이임생 이사의 감독 선임 권한에 명백한 하자가 있다. 물론 하자를 치유한 흔적도 아직까지 축협은 내놓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하여 이동호 변호사는 “아예 권한 자체가 없는 인물이 인사 프로세스를 진행하여 축구협회 정관을 어긴 것이다. 만약 국가라면 헌법을 위반한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