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면 빠지지 않는 한자어가 있다. 다사다난(多事多難). 유독 올해 우리 언론은 이 낱말이 어울린다. 일어난 일 대부분은 언론을 더욱 곤란하게 만들었다. 여러 도전에 직면한 우리 언론에서 굿 뉴스는 좀처럼 들리지 않는다. 고질적이라고 지적된 많은 문제는 올해도 해결되지 않았다. 오히려 여러 새로운 문제가 나타나 언론을 짓누른다. 너비와 깊이를 더해 가기만 하는 안팎의 어려움은 언론 미래에 드리운 먹구름을 한층 짙게 만들고 있다. 가짜뉴스 규제 논란은 여전하다. 정확하게 정의하는 것이 불가능한 가짜뉴스라는 용어는 정치적 수사로서 용
올해 마지막 달인 12월이다. 늘 이쯤이면 한 해를 마무리하는 각종 이벤트가 있기 마련이다. 언론매체도 2023년을 정리하는 기획기사나 특집기사를 내놓고 있다. 여기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올해의 키워드다. 다양한 시각이 존재할 수 있지만 기술 관련 분야에서 올해 키워드는 뭐니 뭐니 해도 인공지능(AI), 그중에서도 생성 AI다. 작년 이맘때 오픈AI의 챗GPT가 촉발한 생성 AI 열풍은 내로라하는 빅테크기업이 자사의 생성 AI를 앞다퉈 발표하고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섣부른 예상일 수 있지만 내년을 비롯해 향
최근 우리 사회 미래에 대한 가장 큰 화두는 인구 감소다. 유래 없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한 여러 정책이 있었지만 결론적으로 실패했다. 현재 진행 중인 인구 정책에 대한 전망도 장밋빛은 아니다. 인구 감소가 상대적으로 빨리 진행되고 있는 지역에서는 지역 소멸이라는 무시무시한 용어가 들린다. 지역 경쟁력 역화로 인한 수도권 인구 집중 역시 실은 인구 감소가 원인이다. 현재와 같은 추세가 반등하지 않는다면 수백 년 뒤 수도권 인구마저 녹아내려 대한민국 소멸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보도가 있었다. 이러한 보도
본격적으로 연말 약속이 잡히는 걸 보니 올해가 얼마 남지 않았음을 실감한다. 해마다 많은 곳에서 한 해를 대표하는 무언가를 선정한다. 2023년이 다 가지 않았으나 디지털 기술 분야에서 올해를 대표하는 것은 단연 생성형 AI다. 여러 디지털 기술의 개발이나 비약적 발전이 있었지만 생성형 AI의 화제성과 충격을 뛰어넘을 수 없다. 인터넷 검색, 문서 작업, 각종 텍스트․이미지․사운드․비디오 생산 등 일상적 작업부터 최첨단 기술 개발에까지 활용되고 있는 생성형 AI는 이제 웹3.0시대가 열렸음을 알리는 디지털 기술의 그야말로 게임체인저
언론에게 제1의 책무는 무엇보다 사회 및 권력 감시다. 언론은 사회에서 발생하는 각종 이슈를 확인하고 문제를 밝히며, 여론을 전달하고 조성한다. 사회인으로서 알아야할 정보를 시민에게 전달한다. 사회를 감시하는 언론이 현실 규정자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다. 한편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각 부문별로 수많은 권력기관 및 권력자가 있다. 이들 각종 권력에 대한 감시도 대부분 언론의 몫이다. 이와 같이 언론은 사회와 권력을 감시하고 이를 드러냄으로써 의제를 만든다. 의제에 대한 논의 내용, 논의를 통한 해결 방안 역시 언론을 통해 알려지고
언론산업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 경영지표가 위기를 넘은 수준이라고 걱정하는 언론사가 많다. 매각 절차에 들어갔거나 이를 고려하고 있다고 소문난 곳도 여럿이다. 언론사의 구조 조정은 더 이상 가능성이 낮은 선택지가 아니다. 언론사도 기업이기에 실물 경제의 영향을 받는다. 언론사의 핵심 수입원이 광고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최근 언론사의 여러 어려움은 쉽게 납득된다. 다른 산업의 경기는 언론산업의 광고 영업에 큰 영향을 미친다. 물론 현재 언론산업의 침체를 경기 부진으로만 돌리기에는 너무 겸연쩍다. 사실 언론산업 위기는 언론인의 이탈에서
미래 예측은 부질없는 일일 수 있다. 매 순간마다 수많은 선택지가 있고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가능성은 사라진다. 선택 결과가 좋으면 모르겠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모든 선택지 각각에 대한 예측을 내놓을 수 없는 노릇이니 예측이 꼭 들어맞을 확률은 그야말로 영에 가깝다. 그럼에도 미래는 큰 관심사다. 미래 예측은 과거에 대한 평가며, 현재의 좌표가 된다. 현상과 관련된 경험이 많고 그 현상이 일정한 추이를 보였다면 상대적으로 높은 확률로 미래를 예측할 수 있다. 현재 언론사들은 미래 예측에 분주하다. 미디어 기술 발전, 비즈니
신문, 방송 등 전통 언론매체에 있어 구독자, 시청자는 두 가지 의미의 재원이다. 하나는 언론매체 이용대가를 지불한다는 점이다. 신문은 구독료를, 공영방송은 시청료를 내게 된다. 상업방송은 시청료를 내지 않지만, 케이블TV, 인터넷TV 등의 가입자는 매달 지불하는 이용료를 시청료 개념으로 생각한다. 다른 하나는 광고요율 산정의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당연히 많은 구독자, 시청자를 가진 언론매체일수록 상대적으로 광고단가가 높고 많은 광고료를 받는다. 따라서 신문의 구독부수, 방송의 시청률을 다양한 방식으로 조사해 자료를 내놓은 조사기
대체로 민주주의 국가에서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 언론사는 민영으로 운영된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몇몇 방송사와 뉴스통신사만 공영 언론사로 분류된다. 다른 사기업과 마찬가지로 민영 언론사가 추구하는 목적은 결국 이윤 획득이다. 뉴스를 생산해 공급하고 이를 통해 매출을 발생시켜 수익을 얻어 재생산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언론사는 사회적 기구 중 하나로 공익 달성을 일차 목표로 하기에 다른 일반 사기업과 큰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공익을 달성하기 위한 사익 추구의 정당성과 실행, 이에 대해 우리 시민이 얼마나 동의하고 어떻게 평가하는
언제 어디서나 어떤 뉴스든지 어려움 없이 보고 들을 수 있는 세상이다. 의식적으로 언론매체에 접근하지 않아도 뉴스는 우리 일상생활에 편재돼 있다. 촘촘한 연결된 인터넷 환경 덕분이다. 인터넷 이용이 가능한 단말기라면 뉴스는 가장 접하기 쉬운 콘텐츠다. 모객이 확실하기에 많은 인터넷 서비스가 뉴스를 제공한다. 인터넷 환경은 새로운 언론매체를 폭발적으로 탄생시켰다. 기존 전통 언론매체도 인터넷에서 변신과 적응을 거듭했다. 이 같은 수많은 언론매체가 만든, 헤아리기조차 힘든 뉴스는 시민의 선택만을 기다리고 있다. 해외 언론매체 이용에서도
우리나라 미래에 대한 낙관적 전망과 비관적 전망이 공존한다. 낙관적 전망의 근거는 여럿이지만, 비관적 전망은 대체로 두 가지로 수렴한다. 인구 소멸과 지역 소멸. 같은 듯 다른 이 두 가지는 선후 관계가 명확하다. 지역 소멸이 먼저 일어난다. 인구 유지 대책이 성공하든 그렇지 않든, 현재로선 지역 소멸을 막을 비책이 보이지 않는다. 수도권을 제외한 각 지방자치단체는 많은 예산과 인원을 투입해 소멸을 막으려 애쓴다. 지자체들은 젊은 세대를 끌어와야 한다는 동일한 해법을 내놓지만, 정작 살고 있던 젊은이들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기술 혁신 관점에서 보면 기술 발전의 단계는 점점 줄어들고 있다. 사회 전반을 변화시키는 혁신 기술의 발명과 도입에 필요한 기간이 매년 밭아지고 있어 현장에서는 선택과 적응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다. 전문가조차 가속력이 붙어버린 기술을 이해하고 따라잡기가 만만찮다. 압도적 기술력을 가진 몇몇 초격차 인터넷기술기업이 세상을 지배할 것이라는 전망에 고개를 끄덕이는 이는 하루가 다르게 늘어난다. 이미 그 전조는 다양한 부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초격차 인터넷기술기업에 기술이 집중되면서 이들에게 자본이 쏠리고, 자본이 쏠리면서 다시 기
우리나라 언론 산업과 환경은 다른 국가와 큰 차이를 보인다. 많은 관련 수치나 지표가 세계 평균이나 다수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 해외 언론 전문가에게 우리나라는 많은 흥미를 불러일으키며 큰 관심의 대상이 된다. 이들은 자국에 비춰 우리 언론 현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물론 이 놀라움에는 부러움과 우려도 공존한다.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것처럼 우리나라는 각종 법과 정책으로 언론을 규제할 뿐만 아니라 지원도 한다. 적지 않은 공적자금이 언론을 위해 사용된다. 언론 진흥을 전담하는 공공기관도 있다. 하지만 포털사이트를 통해 뉴스 이용
잘 알려진 것처럼 대학 인문사회계열 전공 중 입시생이 가장 진학하고 싶어 하는 전공은 언론학 또는 미디어학 관련이다. 해당 전공이 개설된 대학에서 소위 입결도 최상위권이다. 이들 전공은 소위 ‘87년 체제’ 이후 민주화 과정에서 각 대학에 앞다퉈 개설됐다. 철학, 각종 문학 등 인문학 전공들이 통폐합되거나 사라지고 있는 지금, 인문사회계열 전공 중 가장 많은 대학에 개설된 전공 중 하나로 꼽힌다. 더불어 우리나라가 미국 다음으로 언론학박사가 많다는 얘기도 있다. 대학 학부에 관련 전공이 개설된 비율로 따지면, 우리 대학이 최고일 것
언론 관련 소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언론의 자유를 강조하는 쪽도, 언론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쪽도 저널리즘 품질 제고와 언론 신뢰 회복이 목적이라고 말한다. 각종 논란이 있는 언론 현상을 정확히 진단하기 어려운 것은 그 확장성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언론매채와 언론사를 법으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말이다. 언론인, 언론학자, 언론 관련 공직자 등 언론전문가는 미디어, 서비스, 플랫폼, 디바이스 등의 구분이 중요하다. 뉴스기사가 어떤 미디어에서 만들어지고, 어떤 서비스를 통해 전달되며, 어떤 플랫폼에서 유통되고, 어떤 디바이스에서 노출
언론 역사의 시작은 언론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커뮤니케이션 관점에서 보면 언론은 두 명이라는 최소 단위로 구성된 사회와 그 역사가 같다. 사회가 유지되기 위해 상호 소통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대중매체 시각은 근대 인쇄술 발명과 직접 연관 있다. 근대 인쇄술에 더해 정기적 간행이 대중매체로서 언론의 조건이다. 언론매체의 시작을 신문으로 보고, 전통 언론매체의 대표격으로 여전히 신문이 언급되는 이유다. 신문 역사, 즉 언론매체 역사는 세계적으로는 1609년 스트라스부르크에서 창간된 ‘레라치온(Relation)’,
「대한민국헌법」 제21조 ①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②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 ③ 통신·방송의 시설기준과 신문의 기능을 보장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 ④ 언론·출판은 타인의 명예나 권리 또는 공중도덕이나 사회윤리를 침해하여서는 아니 된다. 언론·출판이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한 때에는 피해자는 이에 대한 피해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위와 같이 우리나라에서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한다. 표현의 자유는 천부권
산업으로서 언론의 위기는 일상어가 됐다. 수적 확장을 제외하고 거의 모든 지표는 언론산업이 성장세를 멈추고 하락하고 있다고 가리킨다. 제4부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기 힘들 지경이라는 언론 안팎의 탄식이 잦다. 물론 이러한 하락세에 대해 당연하다는 냉소도 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실망스러운 언론의 모습 때문이다. 또한 산업으로서 효용이 이미 사라졌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우리 언론에 대한 평가와 관계없이 언론 위기가 곧 민주주의 위기라는 점은 언제나 성립하는 명제다. 우리나라는 언론산업 규모를 추정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관련 법에서
우리는 언론이나 저널리즘 또는 뉴스라는 용어를 자주 듣고 말한다. 이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지며 매섭게 비판하기도 한다. 일상에서 흔히 사용되지만, 이들 용어의 개념을 정확히 이해하는 사람은 드물다. 모호성 및 확장성 때문이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언론’을 “개인이 말이나 글로 자기의 생각을 발표하는 일. 또는 그 말이나 글”, “매체를 통하여 어떤 사실을 밝혀 알리거나 어떤 문제에 대하여 여론을 형성하는 활동”으로 정의한다. ‘저널리즘’은 “신문과 잡지를 통하여 대중에게 시사적인 정보와 의견을 제공하는 활동. 넓게는 라디
여러 가지 논란과 우려가 있지만 제4부로서 언론은 여전히 건재하다. 시민이 자신을 대리하도록 권력을 부여했음에도 정작 시민을 백안시하는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에 대한 감시는 언론 몫이다. 물론 언론이 이러한 책무를 다하는지는 시민 평가에 달려 있다. 3부를 감시하는 언론은 그 못지않은 권력기관이다. 권력기관으로서 3부의 특징 중 하나는 전문직주의다. 일반적으로 해당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치열한 선발 과정을 거쳐야 한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과거보다 경쟁이 훨씬 덜하다고 하지만 메이저 언론사 입사는 소위 언론고시를 통하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