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세대교체를 내걸고 화려하게 등장한 정치인을 두고 하는 말이다. 취임 한달여만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여성가족부와 통일부 폐지를 주장하면서 당 안팎의 비난에 직면했다. 이 대표는 ‘작은 정부론’ 취지라고 해명했지만 여야를 막론하고 비판에 나섰다. 민주당은 ‘일베식 생각’ ‘MB 아바타’ ‘박근혜 키즈’ 등을 거론하며 공세수위를 높였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이준석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공정’을 앞세운 30대 청년 대표에게 걸었던 기대가 거품에 불과했던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커진다.
해방전후사에 대한 논쟁은 아직도 이념대결의 장으로 남아 있다. 일제 강점으로부터 해방된 이후 미군정을 거쳐 이승만의 단독정부 수립, 한국전쟁에 이르기까지 질곡의 현대사는 민족의 아픔으로 남아 있다. 죄없는 양민이 이념갈등 속에서 목숨을 잃었다. 집권세력은 양민학살을 공산세력폭동 진압으로 왜곡했다. 그로부터 70여년이 지나면서 국가폭력에 대한 진상규명이 추진되고 있다. 국회에서 제주4.3특별법이 전면 개정된 데 이어 여순사건 특별법이 제정됐다. 이제야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의 길이 열린 것이다. 그러나 해방직후 미군정의 성격에 대한 논쟁
내년 대선을 9개월여 앞두고 주자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지지율 1~2위를 다투는 주자들이 앞다퉈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은 본격 경선을 앞두고 지난달 28~30일 예비후보 등록을 받았다. 오는 9~11일 예비경선을 거쳐 상위 6인이 본경선을 갖는다. 이재명경기지사, 이낙연 전 대표, 정세균 전 총리,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 김두관의원 박용진의원, 이광재의원, 최문순 강원지사, 양승조 충남지사 등이 등록했다. 정 전 총리와 이의원은 7일 이전에 단일화하기로 합의하는 등 후보간 합종연횡도 이뤄질 전망이다. 야권에서는 과거와는
4년동안 표류해온 차별금지법이 국회 문턱을 넘어설 수 있을까. 정치권이 외면했지만 10만명의 시민이 뜻을 모아 국회 법사위에 회부됐다. 청원 시작 22일만에 10만명의 국민이 참여했다. 국민동의 청원은 30일내에 10만명 동의를 얻은 청원을 국회에서 심사하는 제도이다. 민주당 일부 의원들은 차별금지법과 비슷한 평등법을 공동 발의했다. 국민청원과 연계된 법안을 발의한 장혜영의원이 속한 정의당은 제정을 강력 촉구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취지에 동의하는 태도를 취했다가 하룻만에 번복했다. 정의당은
“최종심인 대법원 판결이 국제중재 또는 국제재판 대상이 되는 것 자체만으로 사법신뢰에 손상을 입게 된다. 패소하는 경우 대한민국 사법부 신뢰에 치명적 손상을 받게 된다. 이제 막 세계 10강에 들어선 대한민국의 문명국으로서의 위신은 바닥으로 추락한다.” “대한민국으로서는 자유민주주의라는 헌법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 중 하나인 일본과의 관계가 훼손된다. 결국 한미동맹으로 안보와 직결돼 있는 미국과의 관계 훼손까지 이어진다. 헌법상 ‘안전보장’을 훼손하고 최고 사법신뢰의 추락으로 헌법상 ‘질서유지’를 침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대구시의 코로나19 백신 도입추진이 사기사건으로 마무리됐으나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화이자백신의 자체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으나 방역당국은 정상 유통경로가 아니므로 구매하지 않기로 결론내렸다. 화이자도 불법거래로 파악된다며 “법적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대구시는 의료단체가 추진한 것이라며 책임을 돌렸다. 이에 대해 권영진 대구시장의 공식사과를 요청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동장했다. 해외언론의 비판기사가 알려지면서 ‘국제망신’도 사고 있다. 명백한 진상규명과 중앙정부의 감사 요구도 나왔다.대구시는 메디시티협의회와
두달 앞으로 다가온 도쿄올림픽은 과연 예정대로 열릴 것인가. 코로나19 사태로 지난해 1년 연기된 도쿄올림픽을 두고 일본 내부는 물론, 올림픽을 주관하는 IOC와 미국 한국 등 외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유력 일간지가 올림픽 중지를 요청한 데 이어 일본 내부의 반대여론이 만만치 않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총리는 올림픽 강행의지를 밝히고 있으나 반대여론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미국정부는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일본여행 금지를 권고해 반대여론에 기름을 부었다.특히 한국에서는 도쿄올림픽 조직위 홈페이지 지도의 독도
올해 41주년을 맞은 5.18광주민주화운동은 예년과는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5.18을 폄하하던 정치인들이 나타나지 않은 데다, 처음으로 국민의힘 의원 2명이 공식초청을 받아 기념식에 참석했다. 여야 의원들은 앞다퉈 5.18국립묘지를 찾았고, 이명박근혜정권 시절 금지곡이었던 ‘님을 위한 행진곡’을 목청껏 불렀다. 무엇보다도 군부에 저항하며 100일이상 싸우고 있는 미얀마 시민과의 연대선언이 눈길을 끌었다. 41년전 광주의 정신은 2021년 미얀마 시민의 세손가락 항쟁에 배어들어 숨을 쉬고 있는 것이다.올해 기념식 주제는 ‘우리들의
“이러려고 공수처를 요구해왔나? 황당하고 어이가 없다.” 공수처가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을 1호수사 대상으로 삼은 데 대한 한상희 건국대 교수의 한숨이다. 한교수는 2005년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소장 때부터 16년동안 줄기차게 공수처 설치를 요구해왔다. 조 교육감은 해직교사 특채과정에서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한교수는 “공수처가 설립 취지나 목적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과거사 청산 맥락에서 해직교사를 복직한 절차상 문제를 1호수사 대상으로 삼은 것을 이해할 수 없다는 뜻이다. 공수처가 출
문재인 대통령은 전단지를 통해 자신을 모욕한 청년에 대한 모욕죄 처벌의사를 철회했다. 모욕죄는 친고죄이기 때문이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은 본인과 가족에 대해 차마 입에 담기 어려운 혐오표현도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용인해왔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주권자인 국민의 위임을 받아 국가를 운영하므로 모욕적 표현을 감내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을 수용해 처벌의사 철회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를 계기로 표현의 자유를 옥죄는 모욕죄를 아예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김정식 터닝포인트 대표는 2019년 7
“트럼프 없는 세상, 언론은 어떻게 살아가나?”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실패가 확실해진 무렵 터져나온 언론계의 하소연이었다. 뉴욕타임스 등 주류매체들은 “나라가 정상으로 돌아올 첫단추가 끼워졌다”고 안도했다. 하지만 한편으론 이러한 우려를 쏟아냈다. 트럼프로부터 가짜뉴스, 국민의 적이라는 공격을 받아가며 민주주의를 지키던 최후의 전사처럼 싸우던 언론으로서는 아이러니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자조 섞인 농담으로 치부하기에는 언론계의 위기감은 매우 컸다. 이러한 우려는 사실로 드러나 언론계에 경각심을 주고 있다.집권 4년동안 거의
한국정부는 모두 9900만명분(1억9200만회분)의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해 11월 집단면역에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다. 집단면역 형성에 필요한 3600만명의 2.75배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그래도 백신정치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정치권과 언론은 백신수급 불안에 대한 압박을 풀지 않는다. 야권도 불신을 거두지 않았다. 한국을 비롯한 어느 나라도 ‘백신 민족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보여준다. 더구나 백신이 남아도는 미국조차 백신을 외국에 나눠줄 수 없다고 버틴다. 바야흐로 ‘백신전쟁’이 점입가경에 들어선 모양새이다.세계 대부분의 나
오늘날 한국사회를 규정하는 규정하는 단어로 ‘양극화’와 ‘진영논리’를 꼽을 수 있다. 사회경제적 양극화는 갈수록 심화하고, 이른바 진보와 보수로 갈리는 진영 간의 갈등은 해소될 기미가 없다. 갈등과 불평등을 해소해야 할 정치는 오히려 갈등을 부추길 뿐이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정치권에 들어가면 정쟁의 대상이 되고 만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주류 미디어는 물론 인터넷과 유튜브 SNS까지 상대에 대한 혐오와 분노로 차고 넘친다. 공론장은 사라진 듯한 느낌마저 든다. 이른바 ‘정치적 관종(관심종자)’들 때문이다. 이들은 논리정연한 설
오세훈시장과 김어준씨의 불편한 관계는 어떻게 될까. 오시장이 10년만에 서울시로 돌아오면서 tbs의 간판 시사프로그램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을 모은다. 오시장이 후보시절 보선기간 내내 재정축소나 프로그램 폐지 등으로 엄포를 놓았기 때문이다. 뉴스공장도 막판까지 생태탕 식당주인 인터뷰 등 오후보의 핵심의혹 검증에 앞장섰다. 과연 오시장이 김어준씨의 퇴출과 예산지원 중단을 강행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심의 초점이다. 오시장의 언론관을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오시장과 국민의힘은 tbs 라디오 ‘김어준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선이 마무리됐다.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엄수하며 치러낸 투개표는 무리없이 진행됐다. 하지만 유권자들의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선관위 과잉단속은 이번 선거에도 어김없이 논란이 됐다. 선거때마다 논란이 돼온 선거법 90조와 93조가 아직도 버젓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선관위는 이 조항을 적용해 야권단일화를 촉구하는 지면광고에 대해 조사에 나섰다. ‘보궐선거 왜 하죠?’라는 현수막과 ‘성평등’ ‘봄날’이라는 단어사용까지 금지시켰다. 선관위가 선거법을 과잉 적용해 유권자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다. 선
‘욕망의 정치’가 10여년만에 되살아나고 있다. 2008년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뉴타운 공약으로 승리를 따냈다. 한나라당의 후신인 국민의힘은 4.7 서울시장 보선에서 재건축규제 완화란 카드로 서울시 유권자의 욕망을 자극하고 있다. 오세훈 후보는 “취임하면 일주일 안에 재건축 재개발 규제를 풀겠다”고 약속했다. 박영선 민주당 후보는 투기판 서울이 된다고 비판하면서도 ‘35층 룰 규제완화’에 대해 비슷한 목소리를 낸다. 이에 따라 재건축시장이 꿈틀거리는 등 주택시장을 들쑤시고 있다.오후보는 한강변 ‘35층 룰’(한강변 아파트 층수를 35
지난 3월초 참여연대와 민변이 제기한 LH공사 직원들의 광명 시흥 신도시 땅투기 의혹이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다. 신도시 발표 이전에 미공개 정보를 이용하여 100억원대의 토지를 구입해 투기에 악용했다는 의혹이다. 공기업 직원들이 내부정보를 이용하여 손실 또는 대토 보상을 노리고 부동산 투기에 나섰다는 의혹으로 부동산 정책 전반에 대한 불신이 폭발한 것이다. 경찰은 LH공사 임직원들과 해당지역 공무원을 대상으로 전방위 수사에 나섰다. 민주당은 뒤늦게나마 이해충돌방지법 등 후속입법을 서두르고 있다.문재인 대통령은 투기세력의 발본색원을
브라질 민주주의의 위기를 불러왔던 ‘사법 쿠데타’가 ‘사법 사기’로 급변했다. 연방대법원이 ‘좌파의 대부’로 불리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에 내려진 실형을 무효화했기 때문이다. 룰라 전 대통령은 자신이 “브라질 500년 역사상 사법사기의 최대 피해자”라며 부패수사를 이끈 세르지우 모루 전 법무부장관을 비난했다. 룰라는 수감돼 있는 동안 부인과 동생이 사망했고, 동생 장례식에도 참석하지 못했다. 룰라는 “내가 겪은 고통은 수백만의 코로나19 희생자나 가족과 비교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라며 국민을 위로했다. 룰라 전
LH 직원들의 광명시흥 3기 신도시 땅투기 의혹에 정부여당이 전면전을 선포하고 나섰다. 한달 앞으로 다가온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물론, 1년 뒤에 치러질 대선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휘발성이 강해 어디로 번질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강도높은 조기진압에 나선 것이다. 정세균총리는 “위법 이전에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라며 “사생결단의 각오로 파헤쳐 비리행위자를 패가망신시켜야 할 것”이라고 강도높게 비판했다. 정부는 국세청과 금융위원회 등을 포함시킨 정부합동특별수사본부를 구성해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정부여당은 사태해
국내에서도 백신접종이 순조롭게 시작돼 코로나19 종식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방역당국은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배송을 비롯해 백신의 안전과 신뢰를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그러나 변이 바이러스가 속속 등장해 지속적 예방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방역당국은 오는 11월까지 국민 70%가 집단면역을 형성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동안 백신을 둘러싼 논란은 과학적 진실을 벗어나 정치논란으로 확산됐다. 가뜩이나 가짜뉴스로 불안감을 부추기더니 정치까지 가세해 혼란을 빚었다.정세균 총리의 지적대로 백신은 과학이지, 정치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