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다양하다. 자연이 만들어낸 경이로운 장소에서 풍경을 감상하고, 따뜻한 태양이 내리쬐는 리조트 썬베드에 누워 음악을 듣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경험을 쌓기도 한다. 하지만 진정한 여행의 묘미는 익숙하던 것이 낯설게 다가오는 순간을 만나는 것이 아닐까?최근 지인들과 칭다오에 다녀왔다. 2019년 코로나19 확산 직전에 배를 타고 단둥에 다녀온 뒤로 5년 만의 중국 방문이다. 중국처럼 넓은 나라의 다른 지역을 다른 시기에 다녀와서 많이 변했다고 말하는 것은 어리석다. 외국인이 군산과 부산을 방문하고 한국이
산과 바다, 호텔과 펜션, 고기와 회, 국내와 해외. 올여름 휴가를 어디로 떠날까. 무엇을 할까 고민된다면 최근 여행과 관련된 트렌드를 보면 참고가 된다. 또 의식하지 않았더라도 이미 유튜브와 쇼츠에서 본 영상들이 당신의 여행을 결정했을지도 모른다. 여행 유튜버와 인플루언서들의 활동이 주목받고 있지만, 여전히 여행에서는 방송, 특히 나영석 PD의 프로그램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 나 PD가 제작한 프로그램은 우리나라 여행 트렌드를 보여준다.지금도 방송 중인 KBS ‘1박2일’은 2007년 시작했다. 나영석 PD를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
볼거리, 놀 거리, 쉴 거리, 살 거리, 그리고 먹거리. 여행은 이 중 하나의 이유로 떠난다. 이 가운데 경쟁력 있는 3가지 이상을 갖고 있다면 여행이 지역경제를 살린다. 여행의 목적도 대부분 이 중 하나에 맞춰진다. 한가지라도 특별하다면 이를 밑천으로 다른 콘텐츠를 키워간다. 순천, 용인, 단양 등 지난해 주요 관광지 입장객 순위 Top 10에 든 곳들이 그렇다.반면 여행 분야에서 대전은 재미없는 도시라는 악명이 높다. 필자의 주관적 판단이 아니라 네이버에서 노잼도시를 치면 연관검색어가 ‘대전’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실시하는 ‘국
제주도에 도착해 공항 1번 게이트를 나서면 눈에 들어오는 것이 워싱턴야자수다. 이국적 풍경이 ‘어서 와. 여기가 제주야’라고 반긴다. 여행 일정이 없는 출장이라도 육지 사람으로서 이곳에 서면 마음이 들뜬다. 하지만 풍경보다 먼저 만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제주의 냄새다. 바다에서 실려 온 내음, 한라산에 자라는 나무들이 내뿜은 향기, 오랜 시간 강제 금연한 여행객들이 급하게 피우는 담배 연기 냄새까지. 야자수는 뭍에 있는 쇼핑몰이나 대형 카페에서도 볼 수 있지만, 제주에서 만나는 감흥을 주지는 않는다. 같은 야자수 풍경이지만 냄새가
수도권 시청률 20%를 넘기고, 지난달에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방송영상 프로그램’ 1위를 차지한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 용두리 이장 아들 '백현우'(김수현 분)는 퀸즈 그룹 재벌 3세이자 백화점의 여왕인 '홍해인'(김지원 분)과 기적처럼 결혼한다. 하지만 살벌한 재벌가 처가살이와 아내 등쌀에 3년 만에 이혼을 결심한다. 그런데 홍해인이 뇌종양을 앓고 시한부 선고를 받은 후 결혼보다 더욱 기적처럼 부부간의 로맨스가 다시 살아난다. 평범한 일상에서 벌어지기 어려운 우연한 설정도 많지만, 국내외 시청자들이 눈물과 웃음을 함께한다
여행은 먹는 것이 절반이다. 어떤 여행이든 먹은 음식들은 좋은 쪽으로도, 그렇지 않은 쪽으로도 미각과 후각, 시각을 자극하며 기억 속에 남는다. 프랑스의 법학자이자 미식가 브리야 사바랭이 “당신이 무엇을 먹었는지 말해주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알려주겠다”라고 말한 것처럼 여행지에서의 먹거리는 우리의 여행이 어땠는지 한 장면으로 정리해 준다. 일도 먹는 것이 절반이다. 홍보나 대외업무를 주로 하다 보면 외부인과 만남이 잦다. 상대방과의 아이스 브레이크에 가장 좋은 방법은 식사다. 남녀가 처음 만나 차를 마시고, 식사하고, 더 친해지기
이탈리아 출장이 잡혔다. 출장 사유는 '미펠쇼(Mipel-The Bag Show)' 참가. 가죽과 디자인으로 유명한 밀라노에서 열리는 미펠쇼는 가방, 액세서리 등을 선보이는 세계 3대 가죽 패션쇼로 디자이너와 제작사, 바이어들이 참여하는 B2B 행사다. 3년 전부터 취약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과 ‘SRT 굿즈’를 만들었다. 그때 목표 중 하나가 단순한 기념품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가 구매하는 상품인 만큼 제대로 만들어서 '미펠쇼'에 선보이는 것이었다. 초청 방식이라 참여만으로도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 마케팅에 크게 도움이 된
카카오톡 알림이 울렸다. 형이다. 일상의 안부를 묻는 그런 사이가 아니기에 무슨 일인가 싶어 급히 스마트폰 창을 열었다. “어머니 여권 사진 보내줘”. 이유도 없고, 설명도 없다. 꼭 이런 식이다. 여권용 사진이 필요한지, 여권 사본이 있어야 하는지도 구체적이지 않다. 짐작으로 어머니 여권을 찾아 사진을 찍어 보냈다.새해를 열흘 앞두고 또 알림이 왔다. “29일부터 1일까지 대만. 일정 가능?” 일주일 뒤라 급하게 잡았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처음으로 어머니 모시고 해외여행을 가자니 그러자고 답했다. 지난해 ‘너의 시간속으로’라는 제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