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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 체험, 휴양, 스테이 다양해지는 여행에도 떠나지 못하는 이들

관광, 체험, 휴양, 스테이 다양해지는 여행에도 떠나지 못하는 이들

  • 기자명 손혁기 SR 홍보부장
  • 입력 2024.07.19 10:03
  • 수정 2024.08.23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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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 휴가를 많이 보내는 유능한 부서장

산과 바다, 호텔과 펜션, 고기와 회, 국내와 해외. 올여름 휴가를 어디로 떠날까. 무엇을 할까 고민된다면 최근 여행과 관련된 트렌드를 보면 참고가 된다. 또 의식하지 않았더라도 이미 유튜브와 쇼츠에서 본 영상들이 당신의 여행을 결정했을지도 모른다. 여행 유튜버와 인플루언서들의 활동이 주목받고 있지만, 여전히 여행에서는 방송, 특히 나영석 PD의 프로그램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 PD가 제작한 프로그램은 우리나라 여행 트렌드를 보여준다.

지금도 방송 중인 KBS ‘122007년 시작했다. 나영석 PD를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린 ‘12의 바탕은 여행, 그중에서도 관광과 체험이었다. 기본 틀은 해당 지역의 멋진 풍광을 보고, 지역 음식이나 콘텐츠를 체험하는 것이었다. 여기에 출연진들이 복불복 미션을 수행하는 예능 요소로 대박이 났다. 방송에 나온 관광지는 여행객들로 북적였고 화면에 잡힌 음식은 유명해졌다, 이 시기 시청과 도청 문화관광과 공무원들의 최대 업무 성과가 ‘12일 유치였다.

나영석 예능을 보면 여행의 흐름이 보인다

나영석 PDtvN으로 옮겨 2014년 선보인 프로그램은 삼시세끼. 별다른 이벤트 없이 산골 마을이나 섬에서 밥해 먹고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관찰 예능이다. 특별한 것 없고 지루해 보이는 포맷.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배우 이서진은 망하려고 만드는 프로그램이라고 제작진을 구박했다. 하지만 여행이 일상의 한 축으로 자리 잡으면서 관광과 체험과는 다른 여행 방식을 찾는 이들에게 휴식의 의미를 선보였고 방송은 대박이 났다. 여행에서도 관광과 체험뿐만 아니라 스테이를 찾는 이들이 많아지는 시기였다.

삼시세끼보다 조금 앞서 나영석 PD가 해외여행을 선보인 프로그램이 꽃보다시리즈다. ‘꽃보다 청춘은 행사를 마친 배우들을 납치하듯 공항으로 데려가 여권과 돈만 주고 여행지에 떨궜다. 그래도 출연자들은 페루, 라오스, 아이슬란드, 아프리카처럼 낯선 여행지에서 즐겁게 지냈다. 많은 청춘도 쉽게 여행을 결정하고 새로운 여행지를 찾아 경쟁적으로 떠났다. 또 다른 꽃보다 시리즈 꽃보다 할배에서는 원로 배우들이 프랑스, 스위스, 대만, 스페인, 그리스로 배낭여행을 떠났다. 여행 시장의 가장 큰 소비자인 은퇴세대의 여행을 부추겼다.

나영석 PD와 비슷한 시기 MBC에서 무한도전을 연출하며 주말 예능 양대산맥을 이뤘던 김태호 PD. 최근 나영석 PD와 김태호 PD가 각각 선보인 프로그램이 서진이네2’‘My name is 가브리엘이다. ‘서진이네2’는 배우 이서진과 출연자들이 아이슬란드에 한식당을 차리고 운영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My name is 가브리엘은 출연자들이 낯선 나라에서 타인으로 살아가는 3일을 담고 있다. 방송인 박명수가 태국 치앙마이에서 태국 대표 음식 솜땀 집 사장이 되거나, 배우 염혜란이 훠궈의 본고장 중국 충칭에서 초대형 훠궈 식당 매니저가 되는 식이다. 여기에는 현지에 있는 가족까지 더해진다. 여행으로 치자면 요즘 한창 늘어나는 현지인처럼 살아보기완결판인 셈이다.

여행 방식이 아니라 여행 목적에서 보자면 요즘의 관심은 원 포인트인스타그래머블이다. 박물관, 돌담, 유적지 같은 볼거리뿐만 아니라 빵, 국밥, 만두, 막걸리 등 먹거리까지 본인이 좋아하는 한 분야에 집중해서 일정을 잡는다. 교통이나 숙박은 온라인으로 평점이 적당한 곳을 찾으면 그만이다. ‘인스타그래머블인스타그램에 올릴 만한사진이 나오는 여행이다. 내가 보는 곳이 아니라 내가 찍히는 것이 중요하다. 크고 볼 만한 풍광보다 사진에 찍히는 여행자가 다른 감성을 보여줄 수 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들이다. ‘인스타그래머블은 인플루언서들이 선도한다. 인스타그램에서 유명한 여행지에는 선명한 컬러와 과감한 스타일의 옷을 입고, 아기자기한 소품들을 챙겨와 사진 찍는 여행자들로 북적인다.

관광, 체험, 레저, 휴양, 스테이, 원포인트, 인스타그래머블 등 여행의 패러다임이 넓어지는 만큼 여행 선택의 폭도 넓어졌다. ‘현지인처럼 살아보기처럼 여행 트렌드가 유행한다고 해서 억지로 맞추다 보면 여행이 고행이 될 수 있다. 본인이나 동행자의 취향에 맞게 한 두 가지를 선택해서 떠나면 된다.

본인이 없는데도 업무가 잘 진행될까 봐 걱정하는 건 아닐까?

문제는 휴가를 쓰는 문화다.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에 따르면 민간기업 연차소진율은 201570.9%에서 201772.6%, 201971.4%, 202176.2%로 꾸준히 상승했다. 반면 국회 자료에 따르면 18개 정부 부처 연차 미소진율이 2022년도 기준으로 30%가 넘는 부처가 12개에 달했다. 특히 연차를 관리하는 노동부 연차 미사용비율이 46.8%로 가장 높았다. 연차 사용 목적이 반드시 휴가와 여행이 아니지만, 연차도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휴가와 여행이 편할 리 없다.

휴가 촉진을 위해 휴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사용을 권장하고, 물질적으로 지원하고, 업무량을 조정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핵심은 일과 삶의 균형을 찾는 조직 문화다. 실제로 위 국회 자료를 보면 상급자가 연차를 많이 사용할수록 기관 전체의 연차 사용이 많았다.

얼마 전 정부 부처 공무원과의 저녁 자리에서 휴가 계획을 물었더니 우리 부서는 정말 일이 많아요. 연차 내고 사무실 나오는 분들도 있어요라고 말했다. 그래서 물었다. “그분은 본인이 없으면 업무가 진행되지 않는 게 걱정이 아니라, 본인이 없는데도 업무가 잘 되는 게 걱정이지 않을까요.” 업무 실적뿐만 아니라 직원들 휴가도 잘 보내는 부서장이 유능하다고 평가받는 문화가 자리 잡기를 기대하는 것은 조급함일까.

손혁기(SR 홍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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