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총리 기시다 후미오가 지난 6일 서울을 방문해 윤석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국민들이 더 편리하게 왕래할 수 있도록 ‘사전입국심사’ 등 출입국 간소화 방안을 적극 모색하기로 했다. 또 제3국에서 유사시 양국 재외국민들의 안전을 보호하는 ‘재외국민보호 협력각서’도 체결했다. 그러나 주변국 정세를 감안하면 양국 정상이 한가롭게 이런 논의만 했을 리 만무하다. 한미일은 태평양과 동해에서 합동 군사훈련을 가진 바 있다. 미국은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미일 군사동맹을 원하면서 일본이 앞장서기를 바라고 있다. 북중러 관계가 강화되
우리 속담에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라는 말이 있다. 그 이치가 너무도 명확하여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믿을 수밖에 없다. 이처럼 우리가 믿는 보편적인 상식 중의 하나가 바로 인과법이다. 인과법에 따르면 원인과 결과는 서로 어긋나지 않기에 인과응보(因果應報)라는 말로도 설명한다. 원인이 되는 씨앗[因]과 그 결과인 열매[果]가 서로 상응하여 나타난다는 뜻이다.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나는 원리인과법에 담긴 의미를 되짚어 보면 다음과 같이 세 가지 의미를 읽을 수 있다. 첫째는 비례성이다. 콩을 심
이른바 사이버 레커(cyber wrecker)라는 인물들의 문제적 행보가 심각한 사회적 쟁점으로 떠올랐다. 사이버 레커란 어떤 쟁점이 발생했을 때 그 쟁점을 소재 삼아 재빨리 영상을 만들어 플랫폼에 올리는 사람을 의미하는 신조어다. 연락도 하지 않았는데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교통사고 현장에 출동하는 레커(wrecker, 사설 견인차)처럼, 사이버 레커도 연예계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 어떤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어김없이 등장한다. 마치 견인차처럼 어떤 사안이나 쟁점이 있을 때마다 기다렸다는 듯이 언제 어디에서나 나타나는 사람이란 뜻에서
온 국민에게 감동을 주었던 파리올림픽은 22일 윤석열 대통령이 선수단을 격려함으로서 일단 마무리됐다. 이제 20224 파리올림픽 여자 단식 배드민턴 금메달리스트 안세영이 직설발언한 숙제를 해결해야 할 차례이다. 그러나 건망증이 발동하여 또다시 국민의 관심에서 멀어져 흐지부지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파리올림픽에서 가장 인상적인 선수로 꼽아안세영이 국민에게 던진 화두는 미래 대한민국의 스포츠 환경뿐만 아니라 사회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파리올림픽의 기록적인 성과만큼이나 중요하다고 본다. 국민은 안세영을 파리올림픽에 출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다양하다. 자연이 만들어낸 경이로운 장소에서 풍경을 감상하고, 따뜻한 태양이 내리쬐는 리조트 썬베드에 누워 음악을 듣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경험을 쌓기도 한다. 하지만 진정한 여행의 묘미는 익숙하던 것이 낯설게 다가오는 순간을 만나는 것이 아닐까?최근 지인들과 칭다오에 다녀왔다. 2019년 코로나19 확산 직전에 배를 타고 단둥에 다녀온 뒤로 5년 만의 중국 방문이다. 중국처럼 넓은 나라의 다른 지역을 다른 시기에 다녀와서 많이 변했다고 말하는 것은 어리석다. 외국인이 군산과 부산을 방문하고 한국이
지난 8월 15일, 제79주년 광복절을 맞이한 축하 행사는 전례 없는 ‘반쪽짜리’로 열렸다. 세종문화회관에서는 정부 주관으로, 효창공원에서는 광복회 주관으로 행사가 따로 열린 것이다.사건의 발단은 지난 6일, 김형석 고신대학교 석좌교수가 제13대 독립기념관장으로 임명된 것에서 출발한다.김 교수의 관장 임명에 각계에서 반발이 터져나왔다. 김 교수의 과거 행적과 발언 등이 일제의 식민 지배를 미화하는 ‘뉴라이트’ 식민사관에 갇혀있다는 것이다.김 교수는 한 강연에서 “1945년 8월 15일은 광복절이 아니다”라며 “1948년 정부 수립에
[데일리스포츠한국 정진영 기자] 어느새 파리에서 열린 17일간의 메달을 향한 치열한 경쟁에 마침표가 찍혔다.메달의 여부와는 상관없이 인천공항으로 들어서는 선수들은 하나 같이 미소를 지었지만, 나라를 대표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음에도 무거운 마음으로 귀국길에 오른 선수도 존재했다.바로 '금빛 스매시'를 펼치고 '작심발언'한 배드민턴 안세영이 주인공이다.안세영은 지난 5일 프랑스 파리의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결승에서 '라이벌'인 중국의 허빙자오를 2-0(21-13 21-16)으로 꺾었다.한국 배드
어느 날 부처님은 법문을 기다리는 대중들을 향해 한 송이 연꽃을 들어 보였다. 모두가 그 의중을 몰랐지만 가섭만이 빙그레 미소를 지어 보였다. ‘꽃을 드니 미소 지었다’는 염화미소(拈華微笑)의 이야기다. 바야흐로 따가운 햇살 아래 연꽃이 곱게 피는 계절이 왔다. 굳이 누군가 연꽃을 들어 보이지 않더라도 지금은 곳곳에 연꽃이 가득하다. 하지만 연꽃을 보아도 우리는 가섭이 미소 지은 의미를 알 수 없다. 어쩌면 연꽃이 어떤 꽃인지 알게 된다면 그 미소에 담긴 뜻을 헤아리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연꽃의 세 가지 이름모든 꽃이 그렇겠
‘지방 국무회의’라고 불리는 중앙지방협력회의 제7차 회의가 지난달 25일 충남 홍성군 충남도청에서 열려 저출생 문제에 대한 시·도지사 성공사례와 건의사항을 들었다. 회의에는 13개 시·도지사, 시군구청장협의회장 등이, 정부에서는 회의를 주재한 윤석열 대통령과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행정안전부 장관, 지방시대위원회 위원장,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위원장은 대통령) 등이 참석했다. 상명하복식의 지난날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진전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실망스런 느낌도 들었다. 이번 회의에서 무얼 결정했지? 지방의 요구 무얼 들어주기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광고회사 두 곳이 국제광고제에서 올림픽 메달에 버금가는 성과를 거뒀다. 광고회사 이노션은 2005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세계 최고 권위의 제71회 칸 라이언즈(Cannes Lions) 2024에서 그랑프리를 거머쥐었고, 국내 최대의 광고회사 제일기획도 5개의 본상을 수상했다. 칸 라이언즈의 수상 부문은 9개 트랙에 30개의 범주가 있고, 최종 후보에 오른 작품을 대상으로 금, 은, 동을 선정한다. 금상 수상작 중에서 최고의 작품에 그랑프리를 수여하지만, 심사위원들이 자격 미달이라고 판단하면 그랑프리 수상작을 선정
‘지구촌 축제’ 2024 파리 올림픽이지만 치명적인 실수가 잇따라 터지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지난 26일(이하 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센강 일대에서 진행된 올림픽 개회식에서 한국 선수단을 태운 유람선 입장 때 장내 아나운서가 선수단을 '북한'으로 소개하는 어이없는 실수를 저질렀다.이날 한국 선수단은 48번째 순서로 입장했는데, 장내 아나운서가 'Republic of Korea'가 아닌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라고 소개했다. 영어에 앞서 불어로도 북한을 의미하는 'Républi
비가 쉬지 않고 내리던 7월 20일의 잠실벌. 우천으로 경기가 ‘노게임’ 선언된 가운데, LG 트윈스 선수단이 그라운드에 모였다. 이날 마지막 등판을 가진 케이시 켈리의 고별식을 위함이었다.켈리가 누구인가. 2019년 한국 무대를 밟았고, 첫해부터 14승 12패 평균자책점 2.55라는 위력투로 단숨에 리그 최고의 투수로 떠오른 뒤, 올해까지 6시즌 동안 LG와 동행한 명실상부 쌍둥이 군단의 에이스였던 선수다.지난 시즌 LG의 29년 만의 우승을 이끌었고, 경기 외적으로도 훌륭한 인성과 항상 팀을 먼저 생각하는 워크 에식, 좋은 팬서
초기불교 경전인 ‘앙굿따라니까야’에는 “세상에 이익을 주는 세 종류의 사람”에 대한 가르침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세 종류의 사람이란 삼보에 귀의한 사람, 사성제의 지혜를 깨우친 사람, 그리고 해탈지견(解脫智見)을 성취한 사람 등으로 요약할 수 있다.첫째, 삼보에 귀의한 사람이란 깨달은 님에게 귀의하고, 올바른 가르침에 귀의하고, 거룩한 참모임에 귀의한 사람들이라고 하였다. 진리를 올바르게 깨닫고, 그것을 가르치고, 그리고 거룩한 참된 모임을 이끄는 사람과 그러한 사람들과 함께 하면 세상 사람을 이익되게 할 수 있다. 요약하면 불법
[김성의 관풍(觀風)]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70원 오른 시간당 1만30원으로 결정됐다.(주 40시간 근무 기준 월 209만6,270원) 겨우 1.7% 인상됐다. 1988년 최저임금제도가 시작되어 2021년 (1.5%) 이후 두 번째로 낮았다. 또 시행 37년 만에 처음으로 1만 원을 넘어서 21배가 인상됐으나 물가상승률에 미치지 못해 오히려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우리나라, 1988년 시급 487.5원으로 출발 최저임금제도의 역사는 1894년 영국의 식민지였던 뉴질랜드에서 해운 노동자들이 낮은 임금에 항의하여 대규모 파업을
산과 바다, 호텔과 펜션, 고기와 회, 국내와 해외. 올여름 휴가를 어디로 떠날까. 무엇을 할까 고민된다면 최근 여행과 관련된 트렌드를 보면 참고가 된다. 또 의식하지 않았더라도 이미 유튜브와 쇼츠에서 본 영상들이 당신의 여행을 결정했을지도 모른다. 여행 유튜버와 인플루언서들의 활동이 주목받고 있지만, 여전히 여행에서는 방송, 특히 나영석 PD의 프로그램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 나 PD가 제작한 프로그램은 우리나라 여행 트렌드를 보여준다.지금도 방송 중인 KBS ‘1박2일’은 2007년 시작했다. 나영석 PD를 본격적으로 세상에 알
[데일리스포츠한국 정진영 기자] 축구와 야구, 배구 등 종목을 막론한 스포츠 계열이 폭력으로 얼룩져 몸살을 앓고 있다.지난달 26일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 감독이 운영하는 유소년 축구 훈련기관 'SON축구아카데미'에서 손 감독과 코치진들이 아동들에게 플라스틱 코너플래그로 허벅지를 가격해 상처를 입히는 등 폭력과 폭언이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고, 이 같은 혐의로 송치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세간의 이슈로 떠올랐다.손 감독 등은 해명문을 통해 "코치와 선수 간에 선착순 달리기에 늦으면 한 대 맞기로 합의한 것"이라면서
1960년대, 우리나라는 국민소득 100달러도 안되는 가난한 나라였다.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 다행이긴 하지만 이때 돈을 벌려고 독일로 떠났던 우리 광산노동자들이 갱도 붕괴시고로 23명이 숨졌다면 어땠을까? 유족들은 너무 먼 거리인데다 워낙 비싼 항공료나 체재비 때문에 현장을 찾아가는 일을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 오늘날 젊은 세대는 상상하기조차 어렵겠지만 그것이 우리나라 현실이었다. 젊은이들은 대학을 나오고서도 직장을 잡기 어려웠다. 하여 1963년부터 광부 7,900명, 간호사 10,226명 등 모두 18,000여 명이 순
방학을 맞아 박칼린이 연출을 맡은 창극 ‘만신: 페이퍼 샤먼’을 보았다. 굿거리장단으로 샤머니즘을 다룬 창극으로 줄거리는 이랬다. 삼신 할멈에게 빌어서 얻은 여자아이 실은 남다른 자질을 갖고 태어났다. 소녀는 남들이 듣지 못하는 것을 듣고,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았다. 그 범상치 않은 예민함 때문에 소녀는 마을에 머물지 못하고 신어머니를 찾아가 만신(萬神)이 된다.만신(무녀)이 된 실은 5대륙의 샤먼을 만나 그들의 대지에 묻혀 있는 원혼들을 달래는 치유 여행을 다닌다. 아프리카의 샤먼은 노예무역으로 희생된 원혼에게 빙의되어 처
서울 한복판에서 역주행으로 9명이 숨지는 안타까운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일 밤 서울 중구 시청역 7번 출구 인근 교차로에서 승용차가 역주행하다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들을 덮쳐 9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치는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사망자 9명 중 6명은 현장에서 사망했고, 3명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다가 사망 판정을 받았다. 사고 차량 운전자 A씨와 아내, 보행자 2명에 더해 A씨 차량이 들이받은 차량 2대의 운전자까지 모두 6명이 다쳤다.경찰은 사고를 낸 제네시스 차량 운전자 A씨를 현장에서 검거했다. 운전자와
일반인들은 광고와 PR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둘 다를 합쳐 홍보나 광고라 칭한다. 하지만 대학 강의실에서는 목적과 기능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광고와 PR의 개념을 구분해서 가르친다. 전공자들은 비슷해 보이는 홍보와 PR도 다르게 설명하며, 홍보가 아닌 PR을 공식적인 학술 용어로 인정한다. 광고와 PR은 일란성 쌍둥이와 같다. 난자와 정자가 만나 수정체로 이동하다가 둘로 나뉘어 각각 자궁벽에 착상하는 일란성 쌍둥이처럼, 광고와 PR도 100여 년 전에는 하나의 수정체 같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각각 다른 기능을 하며 둘로 나뉘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