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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 장벽을 넘어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경험

스마트폰으로 장벽을 넘어 새로운 세상을 만나는 경험

  • 기자명 손혁기 SR 홍보부장
  • 입력 2024.08.23 11:10
  • 수정 2024.08.23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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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다오 & 바지락, 익숙하던 것이 낯설어지는 여행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다양하다. 자연이 만들어낸 경이로운 장소에서 풍경을 감상하고, 따뜻한 태양이 내리쬐는 리조트 썬베드에 누워 음악을 듣고,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다양한 경험을 쌓기도 한다. 하지만 진정한 여행의 묘미는 익숙하던 것이 낯설게 다가오는 순간을 만나는 것이 아닐까?

최근 지인들과 칭다오에 다녀왔다. 2019년 코로나19 확산 직전에 배를 타고 단둥에 다녀온 뒤로 5년 만의 중국 방문이다. 중국처럼 넓은 나라의 다른 지역을 다른 시기에 다녀와서 많이 변했다고 말하는 것은 어리석다. 외국인이 군산과 부산을 방문하고 한국이 달라졌다고 하는 것 만큼이나. 그래도 사전 조사나 최근에 중국에 다녀온 지인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것은 Ai의 발달로 언어 장벽이 낮아진 반면, 화폐 장벽은 높아졌다는 점이다. 비자 발급의 번거로움이야 여전하지만 사전에 인터넷으로 신청서를 작성할 수 있어 한결 편해졌다.

언어 장벽은 낮아지고, 화폐 장벽은 높아진 중국여행

외국 여행에서 가장 먼저 마주하는 낯섦이 언어다. 외모나 옷차림에서 크게 다르지 않은 이들이 우리를 제외하고 모두 다른 언어를 쓰는 상황, 언어의 고립은 여행지의 긴장감과 흥분을 더한다. 중국에서 영어 교육을 받는 이들이 늘었다고 해도 대도시 특급호텔을 제외하고 영어를 하는 직원을 만나기는 어렵다. 여행용 기본영어가 아무 소용이 없다. 하지만 칭다오 곳곳에서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은 친절했고 스마트폰 앱 파파고를 이용해 하나의 정보라도 더 주려고 노력했다. 여행에서 언어의 장벽은 Ai의 도움으로 크게 낮아졌다.

외국 여행의 다음 장벽은 화폐다. 매일 사용하던 원화 대신 현지 화폐를 사용해야 한다. 처음에는 화폐 단위도 익숙하지 않고, 환율 계산도 어려워 계산대 앞에서 망설이게 된다. 동남아 어느 나라처럼 100달러 환전에 고무줄로 묶어야 할 만큼 한 뭉치의 현지 화폐를 받게 되면 돈의 크기를 가늠하기 어렵다. 거스름돈은 맞게 받았는지도 확신이 없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현지 화폐에 익숙해지고, 계산대 앞에서도 망설임 없이 지갑을 열게 된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화폐에 하나의 장벽이 또 있다. 대부분이 현금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알리페이나 위쳇페이처럼 계좌가 연동된 휴대폰으로 결제한다. 이번 칭다오 여행에서 택시를 타고 결제를 하려는데 카드 연동에 문제가 생겨 알리페이가 안됐다. 현금을 내니 당연하게 거스름돈이 없다고 답했다. 어쩔 수 없이 일행들의 주머니를 뒤져 간신히 금액을 맞춰 결제했다. 하지만 그 뒤 모든 일정에서 휴대폰 결제는 현금보다 마음을 편하게 했다.

전자결제를 우리나라의 카카오 택시와 비슷한 디디 택시와 연동하면 길을 잃거나 바가지를 쓸 걱정도 없다. 모든 식당에서 주문과 결제도 스마트으로 이뤄졌다. 알리페이로 식당의 큐알코드를 읽으면 친절하게 음식 그림과 가격이 나오고 수량만 선택하면 되어서 선택의 불확실성도 줄여줬다. 직원과 위쳇 아이디를 나누면 텍스트를 바로바로 번역 해줘서 카카오톡하듯이 자연스럽게 대화를 이어갈 수 있었다.

행복은 더 작은 마을에 모여 산다

언어, 화폐, 이동의 문제가 해결되자 여행의 재미가 한층 더했다. 유명 여행지뿐만 아니라 작은 마을 곳곳을 다녀도 걱정이 없었다. 산전수전 다 겪고, 잃을 것 없는 중년의 남자들이라 그랬을 수도 있다. 사람들 북적이는 칭다오역과 세계 최대 규모로 확장하는 고속열차를 보고 난 뒤 일행들은 행복은 더 작은 마을에 모여 산다는 말을 실험이라도 하듯 점점 현지인의 생활공간으로 들어갔다. 현지인들만 있는 허스름한 식당을 찾아가고, 한국 사람을 처음 손님으로 맞는 현지인들의 마사지 집에 들어가서 지금까지 받아본 적 없는 개운한 발 마사지를 받기도 했다. 베이징덕, 스테이크, 최상의 참치회와 술이 무제한 공급되고 후식으로 두리안까지 먹을 수 있는 최고급 뷔페식당도 찾았다. 물가는 우리나라 3분의 1 수준.

동선이 자유로워지자 어느 식당에서도, 어느 행사장에서도 한국 사람은 만나볼 수 없었다. 언어의 고립이 주는 긴장을 넘어서자 낯선 환경을 즐기는 여행의 재미가 커졌다. 칭다오맥주박물관, 소어산공원, 천주교당, 잔교, 팔대관, 5·4광장 불빛쇼처럼 칭다오 관광 명소로 알려진 곳들도 찾았다. 하지만 되돌아보면 여행에서 제일 즐거웠던 순간은 해안가 조그만 카페에서 처음 알리페이로 맥주와 바지락을 주문하고 현지 사람들처럼 칭다오 앞바다의 시원한 바람을 맞던 순간이었다. 관광객들이 북적이는 관광지보다 그들의 삶을 엿볼 때 여운이 오래갔다. 해안을 끼고 있는 도시인 만큼 해산물 요리가 지천이었다. 애써 고민할 것 없이 옆 사람들이 먹는 음식과 같은 것들을 시켰고, 한국인인 것을 알아본 다른 현지인들은 우리 테이블을 보고 자신들만 주문한 안주를 흔쾌히 나눴다.

참고로 칭다오&양꼬치는 우리나라에서 마케팅을 위해 세팅한 조합이다. 칭다오에서는 내륙의 양고기보다 바로 앞바다에서 나는 바지락이 지천이다. 그래서 칭다오 맥주에는 바지락이다. 아니 바지락 먹고 맥주 한 모금이다. 신선한 바지락에 고추와 다진 마늘 등을 넣고, 센 불에 볶아낸 안주는 중독성 강한 맛에 자연스럽게 맥주잔으로 이어진다. 바지락 이외에도 내륙에 비해 향신료 사용도 적어 음식 변화에 민감한 이들도 쉽게 도전할만한 음식이 많다.

비행기로 1시간 거리. 우리나라 해안가 가서 술 한잔하자는 마음과 비용이면 쉽게 떠날 수 있는 외국 여행지. 비자의 문턱과 스마트폰으로 언어, 화폐의 장벽만 넘으면 익숙함과 낯섦의 경계를 넘나들며 신선한 경험과 새로운 시각을 주는 곳. 칭다오다.

손혁기(SR 홍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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