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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 라이언즈 수상과 광고산업진흥법 제정

칸 라이언즈 수상과 광고산업진흥법 제정

  • 기자명 김병희 교수
  • 입력 2024.08.01 09:46
  • 수정 2024.08.0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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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희의 미디어와 광고 토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광고회사 두 곳이 국제광고제에서 올림픽 메달에 버금가는 성과를 거뒀다. 광고회사 이노션은 2005년 창사 이래 처음으로 세계 최고 권위의 제71회 칸 라이언즈(Cannes Lions) 2024에서 그랑프리를 거머쥐었고, 국내 최대의 광고회사 제일기획도 5개의 본상을 수상했다. 칸 라이언즈의 수상 부문은 9개 트랙에 30개의 범주가 있고, 최종 후보에 오른 작품을 대상으로 금, , 동을 선정한다. 금상 수상작 중에서 최고의 작품에 그랑프리를 수여하지만, 심사위원들이 자격 미달이라고 판단하면 그랑프리 수상작을 선정하지 않는다. 칸 라이언즈 2024에는 110여개 나라에서 출품한 26,000여 작품이 30개 부문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쳤다.

현대자동차그룹의 계열사인 이노션은 2024 칸 라이언즈에서 그랑프리 이외에도 금상 1개와 동상 3개 등 모두 5개의 수상작을 수확했다. 그랑프리 수상작은 이노션 베를린법인의 최초의 연설(the first speech)’ 캠페인이었다. 국경 없는 기자회와 함께 만든 이 캠페인은 아름다운 말이 아닌 자유로운 언론을 믿으세요.”라는 카피를 써서 독립 언론을 지지하자는 공익적 메시지를 담았다. 이 캠페인은 필름 부문에서도 금상과 동상을 추가로 받았다. 이노션이 받은 그랑프리는 전체 부문을 통틀어 가장 뛰어난 공익 캠페인에 주는 최고의 값진 상이다.

이 캠페인은 세계 3대 광고제 중 하나인 2024 뉴욕 페스티벌에서도 금상 2개를 수상했다. 이노션 베를린법인은 이밖에도 2024 칸 라이언즈에서 카파 대 전쟁(Capa vs. War)’ 캠페인으로 동상 2개를 받았다. 전쟁의 잔혹함과 인간적 측면을 생생하게 담아내는 것으로 유명했던 종군 사진작가 로버트 카파를 기념하는 로버트카파현대사진센터와 함께 진행한 캠페인이었다. 현재도 계속되고 있는 전쟁의 참혹함을 고발하며 인류애를 강조한 메시지가 전 세계인의 가슴에 깊은 울림을 남겼을 것이다.

국내 최대의 광고회사 제일기획은 칸 라이언즈 2024에서 금상 1, 은상 1, 동상 3개 등 5개의 본상과 영라이언즈 동상을 수상했다. 제일기획 스페인법인과 삼성전자가 공동으로 진행했던 삼성 임펄스(impulse)’ 캠페인은 디자인 부문 금상을 비롯해 은상 1개와 동상 1개를 추가해 모두 세 개의 상을 받았다. 삼성 임펄스 캠페인은 말더듬이 증상으로 언어생활에서 장애를 느끼는 사람들의 의사소통을 도와주는 인공지능 기반의 앱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다. 이 앱은 사용자의 언어 사용 특성에 알맞게 맞춤형으로 진동을 보내, 사용자가 자신의 음성 리듬을 파악해 말을 더듬지 않도록 도와주도록 개발됐다.

삼성전자와 제일기획 본사가 진행한 트라이 갤럭시 폴드 익스피리언스도 칸 라이언즈 2024에서 동상을 받았다. 갤럭시 스마트폰 쓰기를 고민하는 아이폰 사용자를 대상으로, 갤럭시 Z폴드의 여러 기능을 간접 체험할 수 있도록 2대의 아이폰을 동기화시켜 실제와 비슷한 갤럭시 사용자의 경험을 제공했다. 또한, 삼성전자와 제일기획 본사의 아트 오브 해크캠페인도 동상을 수상했다. 삼성전자의 라이프 스타일 TV더 프레임텔레비전이 대기 모드에서는 화면에 미술 작품을 띄워 액자처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한 광고였는데, TV를 전자 제품이 아닌 예술 작품으로 판매함으로써 소비자들이 낮은 세금을 적용받도록 했다. 제일기획은 영 라이언즈 컴퍼티션의 미디어 부문에서도 동상을 받았다. 영 라이언즈 컴퍼티션은 만 30세 미만의 젊은 광고인들이 경쟁하는 분야인데, 지난 1월에 한국 대표 선발대회 시상식을 치렀다. 그 수상작이 이번에 수상의 영예를 얻은 것이다.

이노션 베를린법인이 그랑프리를 수상한 것이나 제일기획 스페인법인이 금, , 동이란 3개의 상을 받은 것은 이노션과 제일기획의 글로벌 성과이기는 하지만 대한민국 광고산업계의 성과라고 하기는 어렵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두 회사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며 글로벌 광고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광고회사는 독일 베를린이나 스페인에 진출해 글로벌 광고회사로 떠오르고 있는데, 다른 많은 광고회사들은 글로벌 무대로 도약하지 못하는 것일까? 칸 라이언즈에서는 그동안 제일기획이나 이노션에 비해 규모가 아주 작은 광고회사나 1인 기업이 수상한 사례들이 많았다.

한국을 대표하는 두 광고회사가 글로벌 무대에서 이처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도, 국내 광고산업의 현실은 열악하기 짝이 없다. 50인 이하의 중소사업자가 전체의 95%를 차지할 정도로 우리나라 광고산업 현장은 영세하다. 광고산업에 대한 청년층의 관심도 높고, 1인 창조기업을 비롯해 중소형 규모의 창업도 증가해 새로운 일거리를 창출할 가능성도 높지만, 광고산업 진흥을 위한 정부의 중장기 계획은 없다. 중소규모 광고회사의 생존력은 전문 인력의 수급에서 시작되고 전체의 97%를 차지하는 중소 광고회사의 경쟁력은 전문 인력의 양성에서 나오는데, 창의적인 인력 양성을 위한 광고산업계의 여력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광고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정부의 지원도 미미한 상황에서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중소광고업계에 대한 지원책과 거대 디지털 플랫폼 위주로 변화한 광고 생태계에 대응하기 위한 광고산업진흥법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광고산업진흥법은 광고를 독자적인 산업으로 육성하자는 기본법이다. 광고의 진흥 업무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광고의 규제 업무는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담당하며, 광고의 주무 부처가 4개로 쪼개진 현실에서는 광고산업 발전에 필요한 정책을 체계적으로 수립하기 어렵다.

광고산업진흥법이 제정되면 글로벌 시장 개척에 기여하고, 국내 벤처 스타트업의 초기 수익을 유발하고,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창의적 인재 양성에 기여하고, 신기술을 활용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광고산업의 공정거래 질서 조성에 기여하며, 지속가능한 광고산업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다. 광고산업진흥법의 제정을 위해 정부 부처의 양보와 조정 그리고 대승적 타협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21대 국회에서 계류됐다가 폐기된 후 이번 22대 국회에서 재 발의된 광고산업진흥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전체의 97%를 차지하는 중소규모 광고회사1인 기업이 국제광고제에서 수상할 그날이 기다려진다.

김병희(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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