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스포츠한국 한휘 기자] ‘올림픽의 꽃’이라고 불리는 육상 100m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라는 타이틀은 노아 라일스(미국)에게 돌아갔다.
라일스는 5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육상 남자 100m 결선에서 9초 784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우승으로 라일스는 2004년 아테네 대회 금메달리스트인 저스틴 게이틀린 이후 20년 만에 미국에 100m 금메달을 선사했다.
게이틀린이 2006년 실시한 도핑 테스트에서 적발되며 아테네에서의 기록에 큰 흠집이 난 것을 고려하면, 2000년 시드니 대회의 모리스 그린 이후 가장 인상적인 결과를 남긴 미국 선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도쿄 대회 200m에서 동메달을 따냈던 라일스는 지난해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00m, 200m, 4×100m 계주까지 3관왕에 올라 2015년 우사인 볼트(자메이카) 이후 첫 3관왕 달성자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전날 열린 1라운드 경기에서 3조 2위로 무난히 통과한 라일스는 준결승 1조에서 9초 83의 기록으로 오블리크 세빌(자메이카)에 이어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결승에서 7레인을 배정받은 라일스는 중반까지 키셰인 톰슨(자메이카)에 근소히 밀리는 듯했지만, 막판에 폭발력을 발휘해 톰슨과 거의 동시에 결승선을 통과했다.
잠시 후 전광판에 공개된 기록은 9초 78로, 라일스와 톰슨이 100분의 1초까지 같은 기록을 작성했다.
육상은 100분의 1초까지 선수들의 기록이 같을 때 1000분의 1초까지 세부 기록을 공개하는데, 여기서 승패가 갈렸다.
라일스의 기록은 9초 784, 톰슨은 9초 789였다. 0.005초 차이로 라일스가 앞섰다는 소식이 경기장에 전해지자, 라일스는 이름표를 떼어 들어 보이며 기쁨을 표출했다.
어린 시절 천식과 과잉행동장애(ADHD)를 앓았던 라일스는 2020년에 항우울제를 복용한다는 사실을 고백하며 “나와 비슷한 일을 겪는 사람들을 위해 언제든 ‘나는 지금 아프다. 치료받는 중’이라고 말할 것”이라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 육상 무대에서 여러 족적을 남겨 온 라일스는 끝내 올림픽 결승에서 개인 최고 기록과 함께 정상에 서며 자신의 스토리를 완성했다.
한편, 지난해 처음 국가대표팀에 선발된 자메이카의 ‘신성’ 톰슨은 생애 첫 올림픽에서 거의 금메달에 가까운 결과를 받아들이며 미래를 더 기대케 했다.
3위에는 프레드 컬리(미국)가 올라 미국은 2004년 아테네 대회 이후로 20년 만에 처음으로 남자 100m에서 2명의 메달리스트를 배출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