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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게 달려오는 패스트(FAST) 플랫폼

빠르게 달려오는 패스트(FAST) 플랫폼

  • 기자명 김병희 교수
  • 입력 2024.04.04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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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Over The Top)2027년 시장 규모가 72천억 원이라는 전망이 발표됐지만, 패스트(FAST) 서비스가 조기에 정착된다면 그 규모가 줄어들 것이다. 광고 기반의 무료 스트리밍 텔레비전(FAST: Free Ad-supported Streaming TV)은 광고를 보는 대신에 콘텐츠를 무료로 실시간 시청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지금 미디어 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패스트 서비스는 시청자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무료로 제공하는 대신에 해당 시청자를 온라인 광고 네트워크에 노출시키고 수익을 얻는 구조인데, 콘텐츠를 유료로 보는 OTT 서비스와의 차별화를 선언하며 강력한 경쟁자로 떠올랐다.

패스트 서비스의 사례는 이렇다. 삼성전자나 LG전자의 스마트TV를 구매해 인터넷에 연결하고 TV를 켜면, 기존에 케이블TV나 통신사에 가입해 IPTV를 보는 것처럼 실시간으로 콘텐츠를 볼 수 있다. 스마트TV를 켰을 때 첫 화면에 뜨는 삼성TV플러스(SamsungTV+)LG채널플러스(LG Channels+)의 로고를 클릭해 광고를 보는 대신에 100-300개 이상의 채널을 무료로 볼 수 있다. 유럽과 북미권에서는 패스트가 주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고 패스트 관련 광고 매출도 급성장했는데, 2023년의 스마트TV 광고 매출 329억 달러 중에서 패스트 플랫폼의 광고 매출은 62억 달러였다. 글로벌 조사기관 옴디아와 스태티스타는 패스트 플랫폼의 광고 매출이 202362억 달러에서 202490억 달러와 2027120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빅테크 기업인 구글과 아마존은 물론 유통업체인 월마트도 패스트 사업에 뛰어들었다. 미국의 월마트가 TV업체 비지오(Vizio)23억 달러에 인수한 것도 스마트TV의 광고 매출을 확대하기 위해서였다.

국내외 TV업계에서는 패스트 서비스의 사업 성장성과 수익성에 주목하고 있는데, 국내에서는 이제 시작 단계지만 머잖아 상용화될 것이다. 소비자에게 직관적으로 이해시키기 위해 패스트를 무료 OTT’라 설명하기도 하지만, 정확한 표현은 패스트가 맞다. 이 서비스는 사업자가 정해진 편성표에 따라 콘텐츠를 실시간 스트리밍 형태로 제공하기 때문에, 소비자가 콘텐츠의 시청 시간을 자유롭게 선택하던 기존의 OTT 서비스와는 다르다. 실시간 스트리밍의 강점을 지닌 대표적인 콘텐츠는 뉴스와 스포츠 중계 등이다. 그러나 OTT와 달리 패스트 서비스에서는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프로그램은 없다. 콘텐츠의 몇 회를 선택할 수 없어 편성 프로그램대로 봐야 하는 불편함도 있었지만, 최근에는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로 다양한 콘텐츠를 선택해서 즐길 수도 있다. 한계에 봉착한 방송산업에 패스트가 새 돌파구를 열어줄 것이라는 기대감을 주는 배경도 패스트의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콘텐츠 제공업체(CP: Contents Provider)나 방송사는 패스트 사업을 통해 맞춤형 광고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인터넷이 연결된 스마트TV(커넥티드 TV)를 통해 패스트 서비스가 제공되기 때문에, 패스트 사업자는 소비자의 시청 패턴을 파악한 다음, 그에 알맞게 맞춤형 광고도 시도할 수 있다. 현재 삼성TV플러스는 24개국에서 5억대 이상의 삼성스마트TV, 스마트폰, 냉장고 전면 등 삼성전자의 가전기기에서 시청할 수 있다. 국내에서도 삼성TV플러스는 현재 121개의 채널을 제공하고 있으며, 2023년의 글로벌 누적 시청 시간은 약 50억 시간이었다. 2015년부터 모든 스마트TVLG채널을 기본 탑재한 LG전자의 LG채널플러스에서는 100여 개의 채널을 볼 수 있으며, 현재 28개국에 서비스하고 있다. 이 밖에도 미디어 기업인 파라마운트글로벌의 플루토TV는 물론 뉴아이디(NEW ID), CJ올리브네트웍스, 딜라이브 같은 여러 사업자들이 패스트 사업에 진출했다.

디지털 마케팅 기업인 메조미디어는 OTT 이용자가 202115% 증가했지만 2023년에는 6%, 2026년에는 3% 미만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리나라에서 OTT의 인기가 치솟고 있지만, 최근에는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인플레이션)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소비자의 구독 서비스 이용료 부담이 늘고 있다. 그렇게 되면 OTT 이용자가 감소할 것이고 구독료 부담을 줄이는 광고 요금제가 주목받을 수밖에 없다. 나아가 무료로 콘텐츠를 보는 패스트 서비스의 인기가 올라갈 것이다. 따라서 더 늦기 전에 K-패스트 시장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킬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도 ‘2024년 주요정책 추진계획을 발표하면서 ‘K-패스트 얼라이언스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 가입자만 있는 웨이브와 티빙으로 국내 OTT의 해외 진출을 활성화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진단하며, 국내 OTT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K-패스트를 해외에 알리고 투자 유치 페스티벌도 개최한다고 했다.

이런 저런 1회성 행사가 보여주기 식으로 그치는 경우가 많았는데, K-패스트 시장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콘텐츠 유통과 시장 활성화 지원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앞으로 광고는 OTT나 패스트 같은 다양한 디지털 플랫폼으로 확장될 것이다. 이것이 광고와 미디어 시장의 보편적인 흐름이다. 이제, 광고는 미디어나 콘텐츠의 재원 조달의 기능을 넘어 광고 자체로 콘텐츠 기능을 담당하게 되었다. 패스트(FAST)라는 조어는 빠른(fast)’이란 속도의 의미를 담아 누구나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이름을 잘 지었다. 우리나라에서도 패스트가 이름값 할 날이 멀지 않았다.

우리나라에서 패스트 사업이 성공적으로 정착하려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까? 매력적인 콘텐츠를 충분하고도 다양하게 제공함으로써, 가급적 단기간에 유력한 플랫폼으로 부각시켜야 한다. 개인 맞춤형의 표적화 광고 효과에 대해 광고주를 설득하는 문제도 시급한 당면 과제다. 광고가 붙지 않는다면 패스트 서비스는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나아가 이용자의 시청 편의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하고, 아무리 어렵더라도 유료화로 전환하려는 사업자의 유혹을 견뎌내야 한다. 이밖에도 산적한 쟁점들이 많다. 더 늦기 전에 미디어업계와 광고업계에서는 패스트 광고를 제대로 정착시킬 기반 조성 방안을 준비해야 하고, 정부에서도 패스트 광고의 활성화에 필요한 따끈따끈한 정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김병희 (서원대 광고홍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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