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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택 감독이 바꾸기 시작한 GS칼텍스… “선수들, 블로킹하는 재미 들였다”

2024-09-12     한휘 기자
훈련장에서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는 GS칼텍스 이영택 감독. (사진=GS칼텍스 배구단 제공)

[데일리스포츠한국 한휘 기자] 다가오는 2024~2025시즌을 앞두고 새로이 GS칼텍스의 지휘봉을 잡은 이영택 감독은 전지훈련부터 새판을 짜며 팀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다.

GS칼텍스는 지난 3월 27일 제13대 감독으로 이영택 감독을 선임했다. 차상현 前 감독과의 동행을 8년 만에 마무리한 뒤 맞이하는 첫 감독이라 앞으로의 행보에 시선이 모였다.

그런데 주축 선수들이 이탈했다. 주포 강소휘가 FA를 통해 도로공사로 떠났고, 리베로 한다혜와 아웃사이드 히터 최은지도 각각 페퍼저축은행과 흥국생명으로 떠났다. 미들 블로커 라인을 지켰던 한수지와 정대영은 은퇴했다.

결국 이 감독은 다른 선수들을 데리고 이들의 빈자리를 메워야 하는 상황이다. FA 보상 선수로 미들 블로커 서채원과 최가은을 영입했고, 아웃사이드 히터 김주향을 FA로 영입하며 공백을 최대한 메웠다.

올 시즌 GS칼텍스의 외국인 선수로 활약할 스테파니 와일러(왼쪽)와 지젤 실바. (사진=GS칼텍스 배구단 제공)

아울러 지난해 V-리그 여자부 최고의 활약을 펼친 외국인 선수 지젤 실바(등록명 실바)와 재계약한 가운데, 아시아 쿼터로도 호주 출신의 아웃사이드 히터 스테파니 와일러(등록명 스테파니)를 데려왔다.

어느덧 부임한 지 반년. 지난 6일부터 일본 이바라키현에서 전지훈련을 진행 중인 이 감독은 29일부터 경남 통영에서 열리는 도드람 프로배구대회(KOVO컵)를 앞두고 마지막 옥석 가리기와 담금질에 매진하고 있다.

이 감독은 지금까지의 과정을 돌아보면서 “기대 이상으로 해주고 있다”라고 표현했다. 평균 연령 21.2세의 어린 선수단이 한 차원 높은 일본 팀들과의 경기를 통해 빠른 템포의 배구를 경험하고 있다.

이 감독은 “훈련은 한국에서 할 만큼하고 왔다”라면서 “어린 선수들이 많아서 실전 경험이 필요하다. 한 차원 높고 배구를 하는 일본 팀들과 직접 부딪히면서 경험하고 적응하는 모습을 보려고 했다”라고 이번 일본 전지훈련의 의미와 효과를 설명했다.

연습 경기를 치르고 있는 GS칼텍스 선수단. (사진=GS칼텍스 배구단 제공)

현역 시절 최고의 센터(미들 블로커)로 꼽힌 이 감독은 부임 당시부터 블로킹을 강조해 왔다. 이번 훈련도 마찬가지였고, 성과를 보기 시작했다.

이 감독은 “블로킹 가르치려고 온 것이다. 잘 따라왔고 또 좋아지고 있다. 이제 선수들이 블로킹하는 재미를 들인 것 같다. 블로킹을 잘해야 수비도 잘할 수 있다는 점을 주지시키고 있다. 데이터를 보여주니까 이해도도 올라간다”라고 말했다.

“GS칼텍스라고 하면, 블로킹은 꼴찌지만 수비는 굉장히 잘하는 팀으로 알고 있었다”라고 말한 이 감독. 하지만 데이터는 다른 얘기를 하고 있었다.

블로킹 수치가 가장 나빴던 것은 맞다. 36경기 132세트 동안 221개를 기록해 그쳤고 세트당 1.67개에 불과했다. 그런데 수비도 세트당 18.39개의 디그로 7개 팀 가운데 6위에 머물렀다. 리시브와 디그를 합친 수비 수치도 세트당 25.8개 5위에 그쳤다.

연습 경기를 치르고 있는 GS칼텍스 선수단. (사진=GS칼텍스 배구단 제공)

이 감독도 이를 인지했다. “최근 시즌 데이터를 뽑아 보니까 수비도 하위권이었다. 좋아 보이는 것뿐이었다. 선수들도 놀라더라”라며 “블로킹이 안 좋으면 당연히 수비도 좋을 수가 없다. 선수들도 이제 이 부분을 생각하면서 훈련하고 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스테파니도 여러모로 눈길이 가는 선수다. 비치발리볼 선수 출신으로 실내 배구를 배운 지는 4년 정도다. 재능은 있으나 아직 세밀함과 기본기 등은 더 다듬어야 한다는 평이 많다.

그러나 이 감독은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스테파니는 배구가 많이 늘었고 매일 좋아지고 있다”라고 말한 이 감독은 “체계적인 운동과 이런 훈련량은 아마 처음일 것이다. 훈련량도 많은데 군말 없이 잘 따라오고 있다”라고 말했다. 

‘키 플레이어’로는 세터 김지원을 꼽았다. 이 감독은 “풀 시즌을 뛴 것은 지난 시즌이 처음이었다. 지난 시즌을 풀로 뛰고 또 시즌이 끝나고 곧바로 국가대표팀에 갔다 왔는데, 그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라고 평했다.

이어 “실력이 없는 선수는 아니다. 평균 정도를 해주면 된다. 기복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GS칼텍스의 세터 김지원이 일본 이바라키에서 열린 전지훈련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사진=GS칼텍스 배구단 제공)

일본 여자배구 연령별 대표팀 감독과 코치를 거친 ‘브레인’ 아보 기요시 코치는 이영택 감독에게 큰 조력자다. 이 감독은 “아보 코치가 훈련 플랜을 잘 짜서 세밀하게 정말 잘 가르쳐주고 있다. 훈련 진척 상태를 단계별로 꼼꼼하게 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매 훈련 순간 메모를 하면서 나와 상의를 한다. 일본에서 잔뼈가 굵지만 서로 존중하면서 함께 디테일하게 리뷰를 하며 팀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라며 코칭스태프의 조화도 잘 되고 있다고 밝혔다.

“어린 선수들, 또래 선수들이 붙어 있으니까 뭉쳐서 하는 모습이 너무 보기 좋다. 응집력이 좋다. 선수들도 많은 훈련량, 힘든 일정을 잘 따라왔다”라며 선수들을 격려한 이영택 감독이다. 올 시즌 약체라는 평가가 많지만, 이영택 감독은 어린 선수들의 패기를 믿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선수들이 잘 따라왔다. KOVO컵과 정규시즌 모두, 첫 경기, 첫 세트를 잘하면 이후 괜찮을 것 같다. 처음에는 선수들 경험이 부족하니까 당연히 버벅거릴 수 있다. 경기에 돌입하면 다양한 변수들이 있다. 만약 이 변수들을 잘 넘긴다면 괜찮을 것 같다. 마지막까지 잘 맞춰가면서 준비해보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