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ino 사이트

‘2941일 만의 정상 복귀’ 한화생명, ROX 시절 이후 처음으로 우승… LCK 서머 결승서 젠지 제압

2024-09-08     한휘 기자
8일 경북 경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 LCK 서머 스플릿 결승전 젠지 e스포츠와 한화생명e스포츠의 경기. 승리를 따낸 한화생명 선수단이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한휘 기자] 한화생명e스포츠가 전신인 ROX 타이거즈 시절 이후 햇수로 8년, 일수로 2941일 만에 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 코리아(LCK) 정상에 돌아왔다.

한화생명은 8일 경북 경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 LCK 서머 스플릿 결승전 젠지와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3-2로 이겼다.

이번 우승으로 한화생명은 ROX의 이름으로 결승에 올라 우승을 차지했단 2016 서머 스플릿 이후 8년 만에 돌아온 결승 무대에서 기어코 우승컵까지 거머쥐게 됐다. 한화생명의 인수 이후로는 첫 우승이다.

아울러 이번 우승으로 2023 스프링 이후 4시즌 만에 최종 진출전을 통해 결승에 온 팀이 3라운드 승리로 결승에 선착한 팀을 꺾는 ‘업셋’이 다시 나오게 됐다.

한화생명e스포츠의 주장인 정글러 '피넛' 한왕호. (사진=라이엇 게임즈 플리커)

한화생명의 주장인 정글러 ‘피넛’ 한왕호는 LCK 정글러 최초로 7번째 우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고, 전 포지션을 통틀어도 역대 우승 횟수 단독 2위로 올라서게 됐다.

아울러 8년 전 ROX의 막내로 우승을 함께했던 한왕호는 올 시즌을 앞두고 팀에 돌아와 끝내 팀 역사상 2번째 트로피를 안기는 한 편의 드라마도 썼다.

월드 챔피언십(월즈) 우승은 있으나 LCK에서는 우승을 경험하지 못한 미드 라이너 ‘제카’ 김건우와 바텀 라이너 ‘바이퍼’ 박도현은 생애 첫 LCK 우승이라는 기쁨을 누렸다. LPL(중국) 우승이 있는 박도현과 달리, 제카는 지역 리그 우승 자체가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젠지에서 3번 우승을 기록했던 탑 라이너 ‘도란’ 최현준과 두 차례 우승했던 서포터 ‘딜라이트’ 유환중은 한화생명 유니폼을 입고 친정팀을 상대로 우승을 커리어에 추가하게 됐다.

8일 경북 경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 LCK 서머 스플릿 결승전 젠지 e스포츠와 한화생명e스포츠의 경기. 한화생명 '댄디' 최인규 감독이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코치진에서도 ‘댄디’ 최인규 감독은 지도자로 첫 우승을 기록하게 됐다. 선수 시절까지 합쳐도 2013 스프링 스플릿 이후 처음이다. 팀 단위로는 젠지를 상대로 이어오던 매치 19연패 기록도 끊어내게 됐다.

반면 젠지는 LCK 역사상 첫 ‘펜타핏’(5연패)를 눈앞에 두고 한화생명에 업셋을 허용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골든 로드’(캘린더 그랜드슬램)를 향한 도전도 여기서 멈추게 됐다.

1세트는 한화생명의 ‘쌍포’ 조합이 빛을 발했다. 초반에 한화생명이 우위를 점했지만, 젠지가 중반 이후 정글러 ‘캐니언’ 김건부의 활약을 앞세워 우세를 빼앗아 왔다. 젠지 조합의 중심에 있던 스몰더의 후반 잠재력도 긍정적인 변수였다.

그러나 경기가 40분으로 향할 무렵, 한화생명이 자기 진영 탑 억제기 앞에서 열린 교전에서 김건부와 박도현의 ‘슈퍼 플레이’를 앞세워 한타 대승을 거뒀고, 그대로 미드 라인으로 진격해 젠지의 넥서스를 파괴하며 극적인 역전승을 따냈다.

8일 경북 경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 LCK 서머 스플릿 결승전 젠지 e스포츠와 한화생명e스포츠의 경기. 오프닝 진행을 맡은 전용준 캐스터가 결승전 경기 개최를 선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세트에서는 전황이 뒤집혔다. 젠지의 주장인 서포터 ‘리헨즈’ 손시우가 블리츠크랭크를 꺼내 자이라-애쉬와의 연계로 좋은 그랩 적중률을 선보였고, 데미지가 부족한 한화생명의 조합도 발목을 잡았다. 결국 젠지가 한화생명의 숨통을 조인 끝에 38분 만에 승리를 가져갔다.

3세트는 젠지가 밴픽 마지막에 잭스를 뽑아 탑 라이너 ‘기인’ 김기인에 쥐여 준 것이 ‘와일드카드’가 되며 경기를 주도했다. 반대로 한화생명은 할 만했던 상황에서 오브젝트 싸움마다 아쉬운 판단으로 승부를 그르치며 젠지가 33분 만에 승리를 거두고 매치포인트를 선점했다.

한화생명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4세트 초반부터 탑과 바텀에서의 좋은 플레이로 우위를 점하더니, 김건우의 트리스타나가 잘 성장하면서 젠지를 밀어붙였다. 결국 교전마다 이득을 본 한화생명이 30분 만에 경기를 끝내고 승부를 5세트로 보냈다.

운명이 걸린 5세트, 한화생명이 초반에 성장이 다소 말리는 듯했지만, 최현준의 잭스가 상대의 다이브 공세를 잘 견뎌내며 흐름이 바뀌기 시작한다. 이후 탑 교전에서 이득을 본 한화생명이 바론 앞 교전을 이기고 3번째 용 스택을 쌓았다.

8일 경북 경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 LCK 서머 스플릿 결승전 젠지 e스포츠와 한화생명e스포츠의 경기. 한화생명 선수단이 경기를 앞두고 경기장에 입장했다. (사진=연합뉴스)

위기에 몰린 젠지는 31분경 용을 먹으며 한화생명의 용 영혼은 한 번 저지하지만, 그 과정에서 한화생명이 젠지의 챔피언 3명을 잡아내고 바론까지 처치한다. 한화생명은 바론 버프를 앞세워 젠지의 포탑을 상당수 철거하며 큰 우세를 점했다.

젠지는 한화생명의 4용 완성을 막기 위해 다시 나왔지만, 36분 용 앞 교전에서 한화생명이 대승을 거두며 상대 챔피언 셋을 끊어낸다. 그대로 젠지의 진영으로 진격한 한화생명은 넥서스를 깨며 극적인 우승을 완성했다.

결승전 MVP로는 가장 꾸준한 활약으로 젠지를 압박한 김건우가 선정됐다. 2년 전 월즈 결승전 MVP를 수상했던 김건우는 LCK 결승전 MVP도 석권하며 ‘빅 게임 플레이어’의 명성을 드높였다.

우승을 차지한 한화생명은 LCK 1번 시드로 내달부터 유럽에서 진행되는 2024 월즈 스위스 스테이지에 직행한다. 지난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 우승팀 특혜로 월즈 진출권을 확보했던 젠지는 한화생명 외 선발전 포인트 1위에 올라 2번 시드를 차지했다.

결승전 오프닝에 등장한 한화생명e스포츠 선수단. (사진=라이엇 게임즈 플리커)

3, 4번 시드는 오는 12일부터 열리는 선발전을 통해 가린다.

1라운드 3시드 결정전에서는 포인트 순위 2위 T1과 3위 디플러스 기아(DK)가 맞붙으며, 이긴 팀은 3시드를 확보해 월즈 스위스 스테이지로 향한다. 진 팀은 4시드 결정전으로 넘어간다.

2라운드 최종전 진출전에서는 포인트 순위 4위 kt 롤스터와 5위 BNK 피어엑스가 경기를 치른다. 이긴 팀은 4시드 결정전에 진출하고, 진 팀은 시즌을 마무리한다. 이후 4시드 결정전에서 이긴 팀이 마지막 월즈 진출권을 손에 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