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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럴림픽] ‘작은 거인’ 전민재, 200m 5위·100m 7위로 5번째 패럴림픽 마무리

2024-09-05     한휘 기자
5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육상 여자 100m(스포츠등급 T36) 결선. 전민재가 역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스포츠한국 한휘 기자] 장애인 육상의 ‘리빙 레전드’로 불리는 ‘작은 거인’ 전민재(전북장애인육상연맹)가 생애 5번째 패럴림픽에서 혼신의 역주를 펼쳤다.

전민재는 5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육상 여자 100m(스포츠등급 T36) 결선에서 14초 95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스이팅(중국)이 13초 39의 기록으로 이 종목 2연패를 달성한 가운데, 전민재는 7위의 기록으로 레이스를 마쳤다.

앞서 1일 열린 200m에서 30초 76의 기록으로 올 시즌 개인 최고 기록을 세우며 5위에 올랐던 전민재는 이로써 패럴림픽 경기 일정을 모두 마쳤다.

5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육상 여자 100m(스포츠등급 T36) 결선. 전민재가 레이스를 마치고 기록을 확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민재는 20년 넘게 세계적인 수준의 스프린터로 활약해 온 장애인 육상의 ‘리빙 레전드’다.

5살 때부터 뇌병변 장애를 앓아 고단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전민재는 학교 선생님의 권유로 육상에 입문했고, 2003년 26세라는 비교적 늦은 나이에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늦게 피는 꽃이 아름답다는 말마따나, 전민재는 세계 무대에서 금세 두각을 드러냈다. 149cm의 작은 키를 극복하는 투지를 바탕으로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에서 처음으로 패럴림픽 무대를 밟았다.

이어 2010년 항저우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100m 은메달, 200m 동메달을 따낸 전민재는 2012년 런던 패럴림픽 100m와 200m에서 연이어 은메달을 수확하며 패럴림픽 메달리스트 반열에 올랐다.

이후로도 2014년 인천 장애인아시안게임 2관왕, 2016년 리우 패럴림픽 200m 은메달, 2018 자카르타 장애인아시안게임 2관왕 등 굵직한 족적을 남기며 ‘작은 거인’이라는 영예로운 별명도 붙었다.

1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육상 여자 200m(스포츠등급 T36) 결선. 전민재가 역주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40대에 들어선 나이에도 변치 않는 열정을 이어온 전민재는 지난해 장애인아시안게임에서 은메달 2개를 따내며 녹슬지 않은 실력을 선보였고, 이번에 도전한 생애 5번째 패럴림픽도 성공적으로 완주했다.

이번 100m 결선에서 전민재를 제외한 선수들의 평균 나이는 26세. 46세의 전민재보다 평균 스무 살은 어린 선수들이었지만, 전민재의 레이스는 누구보다 빛났다.

경기 후 전민재는 올해 들어 장애인육상연맹 임원의 반대로 생활보조자가 경기장에 들어올 수 없게 돼 어려움이 컸음을 토로했다.

전민재는 “몇 년 동안 엄마가 생활보조로 들어와 내 옆에서 손발이 되어줬는데, 엄마가 없으니 여러모로 불편한 게 많아서 운동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라고 말했다.

5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스타드 드 프랑스에서 열린 2024 파리 패럴림픽 육상 여자 100m(스포츠등급 T36) 결선. 경기를 마친 전민재가 스마트폰을 통해 취재진에게 대회 소감을 전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어 “난 손이 불편하고 말을 못 해서 생활보조가 누구보다 필요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육상연맹 임원 한 분이 강력하게 반대해서 올해 생활보조가 함께할 수 없었다”라고 폭로했다.

“연맹은 개인적인 감정으로 부당하게 ‘전민재 선수는 생활보조가 없어도 혼자서 충분히 할 수 있다’라고 했다”라고 밝힌 전민재는 “4월에 있었던 익산선수권대회도 생활보조가 없어서 불참한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초 별세한 아버지의 이야기에는 눈물을 보였다.

전민재는 “자나 깨나 항상 제 걱정과 ‘우리 민재 최고’를 외치며 응원해 주시던 아버지께 메달을 선물로 드리고 싶었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