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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작년에 이어 올해도… 오심으로 얼룩진 프로야구, '억울함'은 팀이 짊어져야 될 짐인가?

2024-06-20     정진영 기자

[데일리스포츠한국 정진영 기자] 작년에 이어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이 도입된 현재에도 프로야구판에 오심으로 인해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최근 상황은 지난 14일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나왔다.

NC가 1-0으로 앞선 3회 말 2사 1루, NC 선발 투수 이재학은 삼성 이재현을 상대해 0B-1S의 카운트에서 바깥쪽 패스트볼을 던졌다. 1루 주자가 이 공에 2루 도루를 성공시킨 가운데, 심판은 이재학의 공에 볼을 선언했다.

승부는 5구까지 이어져 3B-2S 카운트가 된 가운데, 갑작스레 NC 벤치에서 강인권 감독이 걸어 나와 항의했다. 무슨 일인가 하니 ABS 판정 확인을 위해 각 구단에 지급한 태블릿 PC에서는 앞선 2구가 스트라이크로 판정된 것이다.

실제로 방송 중계 화면에서도 공은 존을 통과한 것으로 보였다. ABS도 스트라이크로 판정했고, KBO ABS 상황실 근무자도 ABS 기계의 스트라이크 콜을 들었다.

그러나 심판은 볼로 판정했다. 상황이 확실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심판이 인이어를 통해 전달되는 ABS의 스트라이크 콜을 놓친 것으로 보인다.

NC는 태블릿에 2구가 스트라이크로 들어간 것을 파악하고 심판진에게 항의했다. 투수의 투구가 태블릿에 기록되기까지는 다소간 시차가 있는데, 그 사이에 2루 도루 시도와 비디오 판독, 이재학의 투구 3회가 더 이뤄진 것이다.

항의를 받은 심판진은 4명이 모여 논의를 나눴고, 이후 심판 조장인 1루심 이민호 심판이 마이크를 잡고 “ABS에서는 스트라이크로 판정됐으나 음성은 볼로 인식됐다”라며 “규정상 다음 투구가 시작하기 전에 항의해야 한다. 어필 시효가 지나 원심대로 진행하겠다”라고 전했다.

여기에 더해 이민호 심판이 4심 합의 과정에서 나눈 '작당모의'가 TV 중계 마이크에 잡혀 경기를 보던 팬들에게 전달되며 심판진을 향한 거센 비난이 쇄도했다.

KBO가 공식 발표를 통해 사과와 함께 해당 심판진에 대해 적절한 조처를 했지만, 지난 11일 SSG랜더스필드에서 KIA 타이거즈와의 주중 3연전 첫 경기에서도 오심은 이어졌다.

SSG 박지환이 극적인 8회 말 2타점 3루타를 터뜨리며 승부를 뒤집었지만, 9회 초 마무리 투수 문승원이 이우성에게 동점 적시타를 맞고 블론 세이브를 기록,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SSG는 9회 말에 곧바로 승부를 끝낼 수 있었다. 병살타로 2아웃이 된 이후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유격수 박찬호의 실책을 틈타 2루까지 내달리며 득점권 기회를 잡은 것이다.

KIA는 박성한을 자동 고의4구로 거르고 이지영을 상대했지만, 이지영은 정해영을 상대로 깨끗한 좌중간 단타를 때려냈다. 그러나 타구가 워낙 짧아 득점은 쉽지 않아 보였다.

그런데 조동화 3루 주루코치가 팔을 돌렸다. 에레디아가 홈으로 쇄도했지만, 좌익수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곧바로 홈으로 강하게 송구했다. 완벽한 아웃 타이밍이었다.

그러나 송구가 조금 강했던 탓에 한준수 포수가 뒤로 물러서서 받아야 했고, 틈을 놓치지 않은 에레디아는 태그를 피하는 슬라이딩으로 홈 플레이트를 찍고 포효했다. 그러나 함지웅 주심의 판정은 아웃. 에레디아가 홈 플레이트를 건드리지 못했다고 본 것이다.

에레디아는 곧바로 억울함을 호소했고, 리플레이로 확인한 결과 에레디아의 손이 베이스 모서리를 분명히 터치한 것이 드러났지만, 판정을 뒤집을 방법은 없었다. SSG는 이날 이미 두 차례의 비디오 판독 기회를 모두 소진했고, 2번째 판독에서 원심이 유지된 탓에 추가 판독 기회도 얻지 못했다.

KBO가 지난해 전반기 막판 스리피트 라인 위반 수비 방해 논란에 대해 후반기 개정된 적용 안을 발표하고, 올해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이 도입됐지만, 심판에 대한 불신은 끊이지 않는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라고 생각되지만, 그 오심이 경기의 승패를 좌지우지할 수도 있는 만큼 억울함은 팀이 짊어지고 가야 할 짐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최근 전체 720경기의 47.9%인 345경기 만에 500만 관중을 넘어섬과 동시에 사상 첫 1000만 관중 돌파도 꿈꾸고 있는 현재. KBO리그도 이에 걸맞은 수준 높은 공정성과 스포츠맨십을 통해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