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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인의 세 가지 향기

2024-04-24     김응철 교수

사람에게는 누구나 각자의 향기가 있다. 체취를 비롯해서 여러 가지 냄새가 있으나 누구에게나 아름답고 바람직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향기는 덕향(德香)이다. 사람에게서 풍기는 덕의 향기는 행동과 태도, 생각에서 비롯되는데 서로를 이익되게 하고 향상시키고 행복하게 만들 때 드러난다. 이러한 덕향에는 사람답게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세 가지 향기를 내포하고 있다. 그것은 배움과 지킴과 나눔의 향기로 사람답게 살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요소라 할 수 있다.

첫째, 배움의 향기는 인생의 여정에서 쉬지 않고 배우려는 태도와 노력에서 자연스럽게 풍기는 향기라 할 수 있다. 백세시대가 펼쳐지는 현대사회에서 뒤처지지 않고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언제 어디서나 배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매일같이 새롭게 쏟아지는 각종 정보를 수용하고 기기들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그것을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배워야 한다.

정보기기는 배우지 않으면 정보 지체 현상을 피할 수 없다. 또한 정보기술은 스포츠 영역에서도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선수들의 일반적인 데이터 관리는 물론이고 훈련내용과 경기에서의 활동상황도 모두 자동으로 기록되고 이를 분석하여 기술개발에 활용하기도 한다. 축구 경기에 참여한 선수들의 경우 특수하게 개발된 장치를 착용하면 개개인의 신체적 변화와 움직임, 볼 컨트롤과 패스, 유효 슛 등 다양한 자료들이 정보매체를 통해 기록되고 분석된다. 선수와 지도자는 이렇게 수집된 자료를 분석하여 선수들의 능력개발에 참고할 수 있다. 스포츠 분야에서도 각종 정보기술을 연구하고 이를 활용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배워야 한다.

배움의 향기가 축적되면 무형의 재산이 될 수 있는데 이를 문재(聞財), , 배움의 재산이라고 한다. 배움의 재산은 남에게 나누어 줄 수 있으나 결국은 자신의 삶을 제대로 누릴 수 있는 최고의 재산으로 남게 된다.

둘째, 지킴의 향기는 법과 규범을 지키고 윤리와 도덕적 범주 내에서의 삶의 방식을 실천하는데서 드러난다. 사회구성원이면 누구나 헌법과 법률을 준수하고 윤리와 도덕적 행위 규범을 지켜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지킴의 향기는 유형무형의 재산이 될 수 있다. 이를 계재(戒財)라고도 하는데 규범을 준수하면 자신은 물론이고 사회 전체적으로도 손해를 줄일 수 있고 이익은 증가하기 때문이다. 사회질서와 규범을 지키는 것은 구성원들에게 유형 및 무형의 재산을 보호하고 증가시키는 성스러운 자산이 될 수 있다.

스포츠 선수들이 주어진 상황에서 경기의 룰을 지키며 최선을 다한다면 원만한 경기를 진행할 수 있고, 자신들의 실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으며, 관객에게는 최상의 즐거움을 선사하게 된다. 관객의 증가는 입장료를 비롯하여 각종 광고수입도 늘어나기 때문에 팀과 선수들에게도 이익이 돌아갈 수 있다.

아시아 축구가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하지 못하는 것은 일부 국가의 선수들이 격투기를 방불케 하는 난폭한 경기를 벌이거나 심판진의 공정하지 못한 편파판정, 그리고 선수선발에서의 공정성 상실 등의 부정적 요인들이 크기 때문이다. 선수나 코치진, 팀이나 협회 등에서 벌어지는 잘못된 행태들은 향기보다는 악취를 내뿜으며 관중들의 외면을 받게 만들 뿐만 아니라 실력의 퇴보를 초래한다.

셋째, 나눔의 향기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능력, 재능, 재화, 마음을 서로 나누고 배려함으로서 풍기는 향기라 할 수 있다. 양육강식이 지배하는 자본주의 사회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원동력은 나눔의 문화 때문으로 볼 수 있다. 봉사와 후원은 구조화된 사회적 불평등을 다소나마 약화시킬 수 있고, 사회적 약자들이 딛고 일어설 수 있는 디딤돌과 같은 역할을 한다.

나눔의 향기가 모이면 나눔의 성스러운 재산이 될 수 있는데 이를 시재(施財)라고도 한다. 스포츠는 상대에게 자신의 시간을 나누는 것이고, 선의의 경쟁을 통해 기술을 나누고, 함께 호흡하고 경쟁하면서 동료애를 나눈다. 선수들은 동료들과 땀으로 얼룩진 열정을 나누고, 팬들과는 열광을 나누고, 국민들과는 애국심을 나눈다. 이러한 나눔의 향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환희심과 행복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국민들에게 가장 큰 행복을 나누어 주는 경기는 단연코 4년에 한번 열리는 올림픽이 으뜸이다.

현대 올림픽 경기를 부활시킨 쿠베르탱은 스포츠의 힘으로 세계 평화를 이루고자 했다. 그는 성별, 인종, 장애를 넘어서 인간의 다양성과 평등을 존중하며 공정한 경쟁과 스포츠맨십의 발휘를 올림픽 정신으로 제시했다. 그리고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을 설득하여 1896년 제1회 올림픽 대회를 그리스 아테네에서 개최할 수 있게 했다. 그는 1897더 빠르게, 더 높이, 더 강하게라는 슬로건을 채택하고 공정하게 겨루고 결과를 인정하는 올림픽 대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올림픽에 참가한 많은 선수들은 자신들의 국가를 대표하여 배움과 지킴과 나눔의 향기로 온 세상 사람들을 감동시켰다.

1924년 제8회 파리 올림픽 이후 100년 만에 2024년 제33회 파리 올림픽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우리나라는 1932년 제10회 로스엔젤레스 올림픽에 3명의 선수들이 참석한 이후 1948년 제14회 런던 올림픽부터 태극기를 앞세우고 참석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12년 제30회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 13, 은메달 9, 동메달 8개로 종합 5위로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둔 바 있다. 이 대회를 정점으로 우리나라의 올림픽 성적이 점차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올림픽이 열릴 때 마다 온 나라의 국민들은 밤을 세워가며 경기 중계에 몰두하며 선수들의 승패에 일희일비한다. 금메달 획득이라는 드라마틱한 소식이 전해지면 전 국민이 함께 환호성을 올렸다. 자국의 선서들이 패배하는 경기에는 아쉬운 탄식이 이어졌지만 다음 대회에서의 선전을 기대하며 응원의 메시지를 보낸다. 이번 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이 보여주는 배움과 지킴, 그리고 나눔의 향기가 성스러운 재화로 거듭 날 수 있기를 바란다.

김응철(중앙승가대학교 교수)